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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재외선거 영주권 소동…소통이 문제다

paul 1 month ago (Last updated: 1 month ago) 1 minute read 0 comments

재외선거인 영주권 지참 규정에 지역 한인들 불만 제기

규정 자체 아닌 홍보 부족 원인…총영사관 고질적 병폐

지난 23일부터 28일까지 실시된 제20대 한국 대통령선거 애틀랜타 재외투표가 67.81%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 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3478명의 동남부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해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하지만 이번 애틀랜타 재외선거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부분은 투표율이나 불법 선거운동 등이 아니라 재외선거인의 유권자 자격 확인을 위한 영주권 지참 여부였다.

◇ “알리지 않은 규정은 불합리하게 느껴진다”

투표 첫날인 23일 영주권을 지참하지 않은 재외선거인 여러 명이 결국 투표를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일부에서는 ‘불합리한’ 재외선거 규정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실시되는 선거에서 유권자의 국적을 확인하는 방법 자체가 엄격하다고 헤서 이를 불합리하다고 볼 수 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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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을 선거 규정 자체가 아니라 재외선거 관리과정에서 두드러진 소통과 홍보 부족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거를 관리하는 총영사관 측에서는 “이미 총영사관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홍보했고, 각 유권자들에게 개인적으로 보낸 이메일을 통해서도 영주권 등 국적 확인서류 지참을 알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총영사관 홈페이지 공고를 찾아보는 한인이 과연 몇명이나 될지 궁금하고, 수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실려있는 ‘사용설명서’ 같은 이메일 통보에서 영주권 지참 의무를 콕 찍어 찾아낼 수 있는 유권자가 몇 퍼센트나 될지도 의문이다.

◇ 총영사관 영사 업무도 결국 고객 서비스

결국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알렸으니 확인 못한 유권자의 잘못이다”라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는 해명이다. 행정 업무를 공공서비스로 보고, 국민들을 서비스의 고객으로 인식했다면 이런 식의 일방적 통보 대신 다양한 방식을 통해 사전 홍보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광고가 아니더라도 기자간담회나 보도자료를 통해 투표에 필요한 신분증과 서류 등을 알릴 기회가 있었지만 본보는 투표 전까지 이와 관련한 요청을 받아본 적이 없다. 한인 사회와 가장 쉽게 소통할 수 있는 통로인 지역 언론을 배제하고 어떤 방식으로 한인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이같은 소통 부족은 비단 재외선거 과정에서만 두드러진 것이 아니다. 박윤주 현 총영사가 부임한 이후 급속도로 바뀌고 있긴 하지만 애틀랜타총영사관은 전임 김영준 총영사 시절 ‘크렘린’ 수준으로 외부와 담을 쌓아 지역 한인들의 신뢰를 잃을 대로 잃은 상태다.

◇ 언론사 취재도, 민원인 전화도 무시하던 총영사관

특히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절 총영사관에 수십차례 전화를 걸다 통화가 안돼 좌절한 한인들이 기자에게 “LA총영사관 전화 시스템과 한 번 비교해 보라”거나 “정부 서비스가 이 지경이어도 되는 거냐”는 등의 항의를 쏟아냈었다. 이런 독자들에게 기자는 “애틀랜타총영사관은 언론사 전화도 받지 않고, 메시지를 남겨도 응답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실제 언론 홍보 역할을 맡고 있던 부총영사는 지금까지 기자의 전화에 단 한차레도 응답하지 않았고 다른 영사들의 태도도 마찬가지였다. “기자가 뭐 대단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한인 독자들을 대신해 취재하는 언론사의 전화도 무시하는 기관이 개인 민원인들의 전화에 성의있게 응답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말이다.

이탈리아 최고 부호인 초콜릿 업체 ‘페레로 로쉐’의 미켈레 페레로 2대 창업주는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우리의 성공과 몰락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 즉 고객을 배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영사 서비스의 고객인 지역 한인들이 그들의 성공과 몰락을 좌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이상연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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