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업계 잇단 ‘동맹’…부품업계엔 기회

포드-폭스바겐 이어 GM-혼다 전략적 제휴…개발 비용 절감

부품 공급업계 ‘기회’…당장 반전 아니지만 장기적으론 호재

포드와 폭스바겐에 GM과 혼다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자동차 판매와 생산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메이커들이 잇따라 ‘전략적 동맹’을 맺으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9일 코트라(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 제조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동맹을 맺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국내 부품업계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일본 혼다는 지난 3일 전략적 동맹을 공식 발표했다. 아직까지 자본 제휴에 대한 언급이 없는 양해각서(MOU) 단계지만, 곧 최종 합의각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GM과 혼다는 향후 엔진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차종을 개발해 북미시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미국 포드와 독일 폭스바겐도 양사 간의 동맹을 공식 발표하고 내년부터 차량 800만대 공동 생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제조기업들이 잇따라 ‘동맹’에 나선 데에는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허버트 디스 폭스바겐 CEO는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견실한 기업들 간의 상생을 위한 동맹이 불가피해졌다”면서 “동맹을 통해 양사가 개발 비용을 낮추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루스 GM 사장도 “이번 동맹을 통해 GM과 혼다 모두에게 개발 면에서 엄청난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자동차 부품에게 판로 개척의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 부품 업계는 올해 ‘코로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업종 중 하나다. 자동차 수출이 저조하면서 함께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3개월 수출 실적이 9억4400만달러(6월), 14억8200만달러(7월), 12억9400만달러(8월)였는데, 이는 전년과 비교했을 때 각각 -45.1%, -27.7%, -27.0%나 급감한 규모이다.

물론 한국 부품업체가 이를 통해 당장 반전을 노리기는 어렵다. 국내 업체의 경우 현대·기아차 공급 비율이 70%를 상회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 간 동맹으로 인해 생산 규모가 커지고 다양해진다면 부품 공급업체에게는 꾸준한 기회, 판로가 넓어지게 된다. 절대적인 비중은 적은 편이지만 국내 부품사들도 포드·폭스바겐 등 글로벌 메이커에 공급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국내 부품업체들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

더구나 동맹을 맺은 제조사들 대부분은 향후 미래차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체 간 제휴를 통해 미래차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기술력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겠다는 것인데, 국내의 경우 정부 주도로 미래차 보급과 기술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에서이 역시 긍정적인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심하게 타격을 입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생존을 위한 노력에 나서는 것은 부품업계에도 긍정적”이라면서 “유동성 문제로 흔들리지 않는다면 국내 부품업체에겐 돌아올 기회가 꾸준히 생기고, 장기적으로 수출 실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계 불황이 반등되기 위해선 코로나 종식과 현대·기아차의 정상가동이 급선무”라면서도 “하지만 종식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만큼, 판로 개척 등을 통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뉴스1 DB © News1 윤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