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비 전투차량은 전기차로’

바이든 행정부 우선순위 ‘기후변화’ 대응 추진

“에너지 다소비’ 국방부가 핵심 역할해야” 강조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국정 운영에 발맞춰 미국 국방부도 환경친화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가 군을 보다 에너지 효율적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여러 제안 등을 검토 중이다.

단일 기관으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미 국방부가 바이든 정부의 기후 변화 대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국방부가 자문하는 여러 전문가를 인용, 검토하는 안 중 하나는 2030년까지 모든 비전투 차량을 의무적으로 전기차로 바꾸는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더 많은 프로젝트와 기지를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피트 휴스 국방부 대변인은 “기후 변화는 우리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으며, 기후 리스크를 우리 계획에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면 군 활동이 더 기민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해군 장관을 지냈던 레이 마버스는 20만대에 달하는 국방부의 비전투차량을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모델로 바꿀 경우 해당 산업을 자극하면서 민간의 움직임을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화석연료를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바꾸면 탄소배출량을 극적으로 줄이는 직접적 효과가 있다”면서 “둘째로 군이 시작하면 민간은 따라오게 돼 있다”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미 기후변화 이행상황을 점검하는 ‘기후 워킹그룹’을 설립하도록 하는 등 군이 신속히 움직일 것이라는 점을 예고했다.

그는 지난달 “기후변화는 미국 안보 이익과 방위 목표에 점증하는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국방부는 리스크 분석과 전략 개발, 계획 지침에 기후변화의 안보적 영향을 포함하기 위해 재빨리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공식 발표한 2조 달러(약 2천260조 원)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건설투자 계획에서 2035년까지 전력망의 탄소 배출을, 2050년까지 전 경제 영역에서 탄소 배출을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폴리티코는 국방부가 더 환경친화적으로 탈바꿈하는 데는 재원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대 핵전력 현대화, 인공지능(AI)과 극초음속 무기 등 신기술 개발이라는 국방부의 다른 우선순위와 재원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관건의 의회 지지다. 비록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 모두 다수를 차지하지만, 기후변화를 위한 제안이 의회를 통과하려면 공화당 일부가 지지해야 한다.

폴리티코는 일단 초기 단계기는 하지만 기후변화 관련 노력에 전통적으로 회의적이었던 공화당 의원들도 군의 활동을 강화할 수만 있다면 환경친화적으로 변모하는 것을 지지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펜타곤 [국방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