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백신이었다”…코로나에서 벗어나는 전세계

브루킹스 연구소 “가장 어두운 시간, 터널끝에 빛 보인다”

백신 접종 본격화에 규제 완화도…일상 되찾을 수 있을까

1년 넘게 전 세계가 걸어온 긴 팬데믹(대유행)의 터널 끝에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위세를 떨치는 동안 전 세계에선 약 1억1000만명의 감염자가 나왔고 24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주요 선진 국가들은 물론 내로라하는 의료 시스템을 갖춘 나라들도 코로나19에 무릎을 꿇었다. 버텨낸 나라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주요 국가들에서 백신 접종이 본격 시작되면서 최근 확산세가 점차 안정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16일 “코로나와의 싸움이라는 가장 어두운 시간을 지나는 동안에도 터널 끝엔 빛이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에선 신규 확진자 수가 4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6일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만3398명으로 집계됐다. 일일 확진자 수가 30만명대에 이르던 지난달 초에 비해 약 5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다만 전염성이 더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지역사회에 퍼지기 시작한 만큼 아직은 긴장을 풀 시점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영국도 지난달 중반 신규 확진 건수가 정점을 찍은 이후로 확진자 수가 점차 줄어들면서 안정세를 찾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은 늦어도 9월까지 자국내 모든 성인에 대해 백신 접종을 완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영국 내 백신 조달 전략을 총괄하는 클라이브 딕스 영국 백신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은 16일 스카이뉴스에 “아마 8월이나 9월에 모든 것을 끝낼 것이고, 필요하다면 더 빨리 마칠 수도 있다”고 답했다.

16일 재개장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동물원 앞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리는 모습. © AFP=뉴스1
특히나 주요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확산세는 더욱 빠르게 안정화될 수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뉴질랜드·호주·콜롬비아 4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33개국은 접종을 시작했다.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백신 접종을 마친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선두주자 이스라엘은 일찌감치 코로나 관련 규제의 완화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마트나 시장, 서점 미술관 등의 영업 제한을 완화하고 관광 정상화에도 나서는 등 지난해 말부터 실시해온 봉쇄 조치를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백신 접종률 세계 3위인 영국도 코로나 관련 규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미시건 매체 엠라이브는 “코로나 팬데믹이 마침내 수그러들고 있다는 한 줄기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확진 건수나 중증감염을 나타내는 입원율, 사망자 수와 같은 주요 지표가 몇 주 째 하락세를 보인데 더해 이제는 몇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추운 겨울 날씨가 누그러들고 사람들이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지면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다만 “코로나19는 우리 모두가 팬데믹과의 싸움에 얼마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는지를 여실히 드러냈다”며 “이번에 드러난 준비와 글로벌 협력의 부재를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래야만 다음번에 세계를 위협할 전염병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지난 12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