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CO, 후불결제(BNPL) 정보 신용점수에 공식 포함 발표
미국에서 급속히 확산 중인 ‘Buy Now, Pay Later(BNPL, 지금 사고 나중에 갚는)’ 결제 방식이 신용점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신용평가사 FICO는 23일 BNPL 데이터를 반영한 새로운 신용점수 모델(FICO Score 10 BNPL 및 Score 10 T BNPL)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대형 신용평가사 최초로 BNPL 결제기록을 신용평가에 반영한 사례로, FICO 측은 “BNPL이 미국 신용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Buy Now, Pay Later’는 소비자가 물건을 먼저 사고 무이자 또는 저이자 할부로 나중에 갚는 결제 방식으로, Afterpay, Klarna, Affirm, PayPal 등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주로 고가의 전자제품이나 가구 구매 시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식료품 등 생필품 구매에도 사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렌딩트리(LendingTree)의 4월 보고서에 따르면, BNPL 사용자 중 25%가 식료품 구매에 이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도(14%)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FICO의 줄리 메이 부사장은 “BNPL은 많은 소비자에게 첫 신용경험의 수단이 되고 있다”며 “새로운 평가 모델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신용 준비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기존 신용점수 산정에서는 BNPL 사용기록이 반영되지 않아, 정기적으로 분할결제를 잘 수행해도 신용점수에 긍정적 영향이 없었다. 그러나 새 모델은 BNPL 상환 이력까지 평가 대상에 포함됨으로써, 사용자의 상환 태도에 따라 신용점수가 오르거나 떨어질 수 있게 된 것이다.
FICO는 이번 결정이 미국 내 주요 금융기관들과의 협의를 거쳐 나온 결과이며, “보다 책임 있는 신용확대를 가능하게 하는 진일보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BNPL은 특히 코로나19 이후 재정 여력이 부족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급증했다.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2023년 10월), 인플레이션, 고금리 등이 겹치며, 소비자들은 생활비 지출을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BNPL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부 BNPL 서비스는 무이자이지만, 연체 시에는 연체료 또는 이자가 부과되며, 반복 사용 시 상환능력 대비 과다부채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신용점수에 포함되면서 BNPL 이용 시 상환계획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