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근육 약화, 직장 탈출 등 심각한 건강문제 초래
전문가들이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습관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CNN은 14일 화장실에서의 과도한 시간은 치질 위험 증가와 골반 근육 약화를 포함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의학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보도했다.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의료센터의 대장항문외과 전문의 라이 쉬에(Lai Xue) 박사는 “환자들이 불만을 제기할 때 화장실에서 오래 머무는 습관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 장시간 화장실에 앉아 있을 때 발생하는 문제
뉴욕 롱아일랜드의 스토니브룩 메디슨 염증성 장 질환센터 소장 파라 몬주르(Farah Monzur) 박사는 사람들이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5–10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화장실에 더 오래 머무르는 것은 혈액 순환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것.
라이 쉬에 박사는 “화장실 변기의 열린 타원형 구조가 엉덩이를 압박하며 직장이 소파에 앉아 있을 때보다 낮은 위치에 머물게 한다”며 중력이 혈액 순환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압력은 항문과 하부 직장을 둘러싼 정맥과 혈관을 팽창시키고 치질 위험을 높인다.
◇ 용변을 억지로 보려고 해서는 안 된다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시간을 잊고 과도하게 힘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항문 근육 약화와 직장 탈출 같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직장 탈출은 직장이 아래로 미끄러져 항문 밖으로 돌출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쉬에 박사는 “요즘 들어 화장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항문직장 기관과 골반저근에 매우 해롭다”고 덧붙였다.
◇ 화장실 시간을 줄이는 방법
몬주르 박사는 화장실에서 스마트폰, 책, 잡지 등을 멀리할 것을 권장했다. 그는 “화장실에 오래 있을 마음가짐으로 가지 말아야 한다”며 “화장실에 앉아 있는 것을 최대한 지루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변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10분 후에는 시도를 멈추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걷는 동작은 장 근육을 자극해 배변 활동을 도울 수 있다. 또한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귀리, 콩 등 고섬유질 음식을 섭취해 규칙적인 배변을 유지해야 한다.
◇ 장시간 화장실 사용과 대장암
화장실에서 비정상적으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경우 이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나 크론병 같은 위장 질환의 증상일 수 있다. 악화되는 변비나 화장실에서의 장시간은 대장암의 신호일 수도 있다. 쉬에 박사는 “대장 내부의 종양이 커지면 대변의 흐름을 막아 변비와 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암학회(American Cancer Society)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 이후 55세 미만에서 대장암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에만 대장암 10만6590건, 직장암 4만6220건이 새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3주 이상 변비나 화장실에서의 장시간 문제가 지속된다면 의사와 상담해볼 것이 권장된다. 증상의 심각도에 따라 일반의가 위장병 전문의나 대장항문외과 전문의에게 추가 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