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2, 3차 협력업체 미국으로 오라”

현지화율 저조에 “”공장 건설땐 자금지원 검토”

현대모비스 등 ‘관세 초비상’…”현지생산 시급”

현대모비스 등 주요 자동차 부품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예고된 ‘보편관세(10%)’ 적용에 대비해 미국 내 부품 생산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멕시코산(25%), 중국산 전기차(100%) 등 고율 관세 대상 품목이 예고된 가운데, 현대차·기아의 대미 수출 물량에 대한 부담도 커져 부품사들의 현지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물리는 ‘보편관세’를 공언한 것은 현대차·기아에 상대적으로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 차량의 65%, 기아 차량의 49%가 한국 공장 등지에서 수입해오는 반면, 테슬라(100% 미국산)나 포드(79%), 혼다(59%), 제너럴모터스(58%), 도요타(50%) 등은 현지 생산 비율이 높아 관세 부담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높여 이른바 ‘관세 폭탄’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앨라배마·조지아·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등을 통해 현재 연간 100만 대 생산 체제를 갖췄으며, HMGMA 생산능력을 50만 대로 확대해 미국 판매 물량을 현지에서 더 많이 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HL만도·현대트랜시스·한온시스템 등 1차 협력사들도 이미 앨라배마와 조지아를 잇는 I-85 고속도로 주변에 공장 30여 곳을 운영해 현대차·기아의 부품 현지화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다만 2·3차 협력사가 대부분 한국·중국·멕시코에서 부품이나 원·부자재를 수입해 1차 협력사가 미국에서 조립하는 구조 때문에 관세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 그룹 차원에서 1차 협력사들이 2·3차 협력사의 미국 공장 건립을 독려하고 있다. 한 1차 협력사 관계자는 “자금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내걸고 현지 진출을 제안 중”이라며, 실제로 여러 업체들이 현지 공장 설립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현대모비스 몽고메리 공장 전경/모비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