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미국 내 생산 확대…관세 25% 정면 돌파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수입차 25% 관세 부과에 대응해 미국 내 생산을 전면 확대하며 가격 경쟁력 유지에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기 위해 유연한 글로벌 생산 조정 체제를 가동 중이다. 기아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 생산해오던 준중형 SUV ‘투싼’의 생산을 중단하고, 해당 물량을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으로 전환한 것이 핵심이다.
기아 멕시코 공장은 올해 1~2월까지만 해도 월 2000대 이상 투싼을 생산했지만, 3월에는 522대로 급감했고 4월부터는 생산이 완전히 중단됐다. 그 대신 K3, K4 등 기아 브랜드의 준중형 세단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의 투싼 생산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1만1626대를 생산한 데 이어 5월에는 1만4383대를 기록하며 관세 회피 효과를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유연 생산 전략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올리지 않고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BMW, 포드 등 일부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한 것과는 다른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관세에 정면으로 대응하면서도 소비자 부담은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라며 “미국 내 차량 가격을 당분간 동결한다면 시장 점유율을 더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25%에 달하는 고관세 부담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 인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위한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투자도 가속화하고 있어, 향후 현지 생산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