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량 99% 급감…미국 내 재고·판매로 관세 대응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5월 수출량이 전년 대비 99%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의 수입차 고율 관세 부과에 따른 전략적 대응으로, 현대차는 현지 생산 차량을 해외로 수출하지 않고 미국 내에서 판매하거나 재고로 적재하는 방식으로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가 최근 공개한 글로벌 공장별 판매 실적에 따르면, 2025년 5월 앨라배마 공장의 수출량은 단 14대에 그쳤다. 이는 4월(2386대)보다 99.4%, 2024년 5월(1303대)보다 98.9% 감소한 수치로,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앨라배마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36만대 수준이며, 지난달 미국 내 판매량은 2만9,956대로 전년 동월 대비 9.4% 증가했다. 이는 수출 대신 현지 판매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정부는 4월 3일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 차량은 관세 대상이 아닌 점을 활용, 수출보다는 현지 재고로 비축하거나 바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내 재고 물량 중심으로 대응 중이며,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던 미국향 투싼을 앨라배마 공장으로 옮기고, 반대로 캐나다향 물량은 멕시코에서 생산해 공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현재와 같은 고율 관세 환경에서 미국 생산 차량을 국외로 수출하는 것은 수익성 측면에서 불리하다”며 “현대차가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현대차는 2025년 하반기 이후에도 미국 현지 생산 확대 및 공급 재조정을 통해 관세 리스크를 장기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