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티켓을 사실상 예약하면서 그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를 정하기 위한 논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를 각각 공식 지명하게 되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이제 누가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될지에 대한 논의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미 CNN방송이 23일 ‘해리스가 선택할 최종 부통령 후보 명단’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했다.
CNN에 따르면 재정 및 가족 사항과 그 외 개인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받은 민주당 인사들 가운데는 로이 쿠퍼(67)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조시 셔피로(51)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마크 켈리(60·애리조나) 상원의원이 포함된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2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10명 안팎의 전체 후보군은 대부분 주지사나 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들이다.
이와 관련, 미 정치매체 더힐도 민주당 전략가들과 의원들이 흑인 및 아시아계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의 약점을 상쇄하며 균형추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러닝메이트를 골라야 한다면서 경합주 지역에서 부통령 후보를 찾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셔피로 주지사는 2022년 주요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극우 성향의 상원의원을 상대로 압승을 거둬 주목받은 인물이다.
펜실베이니아주 법무장관을 지낸 그는 유대인으로는 역대 세 번째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가 됐다.
이후 민주당에서 차기 대선 후보로도 거론될 만큼 ‘떠오르는 스타’로 자리매김했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직접 셔피로 주지사에게 그가 당의 미래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할 ‘2022년의 민주 당원’ 중 한 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CNN이 과거 보도했다.
셔피로 주지사는 지난 21일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발표 이후 해리스 부통령이 “우리의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는 애국자”라며 지지를 선언했다.
쿠퍼 주지사의 노스캐롤라이나도 경합지로 분류된다. 2008년 오바마 전 대통령 이후로는 쭉 대선에서 공화당을 선택해 왔으나 이 지역의 ‘토박이’인 쿠퍼 주지사가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나선다면 민주당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이 지역에서 승리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고 더힐은 전했다.
1986년 노스캐롤라이나주 하원 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발을 들인 쿠퍼 주지사는 이후로 쭉 이 지역에서 활동하며 영향력을 키워 온 인물이다.
주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 법무장관 등을 거쳐 2016년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선거에서 1만표라는 근소한 표차로 당선됐으며, 2020년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주지사 임기 내내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한 주 의회의 반대에 부딪히면서도 낙태권 옹호 등 민주당 정책을 펼쳤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전체 주 중에서 40번째로 저소득층 의료보험(메디케이드) 도입을 이뤄내기도 했다.
마크 켈리 상원의원은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단 1만여표 차로 겨우 승리한 경합주인 애리조나에 기반을 둔 인물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출신으로도 유명한 켈리 의원은 2011년 애리조나주 정치 행사에서 총기 난사로 총상을 입은 뒤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개브리엘 기퍼즈 전 민주당 하원의원의 남편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미국 남부 국경을 통한 이민자 유입 급증은 “위기”라고 비판하는 등 종종 민주당론에 반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 3명 외에도 ‘보수 텃밭’인 켄터키에서 주지사로 재선까지 성공한 앤디 버시어 주지사도 후보로 거론된다.
올해 46세인 버시어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할 대선 후보로도 거론됐던 인물로, 현재 민주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지사 중 한명이다.
이 외에 하야트 호텔 체인 소유주 일가인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도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