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앨라배마 군함 조선업체 인수 승인

연방정부, 호주 방산기업 오스탈’ 인수 허용…모빌에 조선소 보유

한화그룹이 미국 군함 시장 진출을 위한 최대 난관 중 하나를 넘었다.

연방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최근 한화의 호주 방산기업 오스탈(Austal) 지분 인수에 대해 “국가 안보에 우려가 없다”는 공식 판단을 내렸다. 이로써 한화는 미 해군의 소형 수상함 및 군수지원함 등을 제작하는 미국 내 주요 조선소 운영 기업에 대한 최대주주 등극을 눈앞에 두게 됐다.

한화는 지난 3월부터 오스탈 지분 19.8%를 순차적으로 인수하며 경영권 확보를 추진해왔다. 오스탈은 호주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미국 앨라배마 모빌(Mobile)과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방산 핵심기업으로, 미 해군 군함 조달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외국 기업이 미국 군함 제작에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만큼, 미국과 호주 양국의 승인이 필수였는데, 미국의 승인이 먼저 나온 것이다.

한화글로벌디펜스 마이클 쿨터 대표는 “미국 정부로부터의 신뢰를 상징하는 결정”이라며 “기술력, 납기준수 능력, 예산관리 역량 등 전반적인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중 간 해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은 영국·호주와 함께 오커스(AUKUS) 동맹을 구축하고 동맹국과의 방산 협력을 강화해왔다. 한화의 인수는 동맹국 군수산업 역량 강화라는 미국의 전략과 맞물리는 행보라는 평가다.

한화는 마지막 남은 호주 정부의 승인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주 역시 미·호 연합 안보 체제 속에서 미국의 군수 인프라 강화에 기여하는 한화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한화는 이미 호주 멜버른 인근에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를 생산하는 현지 공장을 가동 중이며, 루마니아와 폴란드 등 유럽에도 생산기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오스탈의 앨라배마주 모빌 조선소/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