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20대 아버지, 딸 때려 살해

시애틀 한우진(29)씨 체포…금속컵으로 폭행, 손발 묶어 방치

한인 밀집 지역인 워싱턴주 페더럴웨이에서 5살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한인 남성이 체포됐다.

현지 KOMO 뉴스에 따르면 한우진(29·Woo Jin Hanh) 씨는 지난 29일 오후 1시경 ‘아이가 의식을 잃었다’는 911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킹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된 그는 현재 2급 살인 혐의로 구속됐으며, 보석금은 500만달러로 책정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온몸에 멍이 든 채 쓰러져 있는 5살 여아를 발견했다. 한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날 밤 훈육 도중 금속 보온컵으로 아이를 때렸다”고 진술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그는 평소에도 컵이나 막대기로 아이를 훈육해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이가 식중독 증상으로 어린이용 변기를 사용하던 중 실수를 하자 분노해 주먹으로 배를 여러 차례 때렸다고 진술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주먹을 날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그는 딸의 발을 묶고, 양팔은 문 위 철봉에 밧줄로 묶은 뒤 약 3시간 동안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딸을 풀어주었으나, 저녁 식사 중 음식을 토하거나 거부하자 다시 손과 팔을 금속컵으로 수차례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시 한씨는 여자친구, 자녀들과 함께 해당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으며, 여자친구는 새벽 3시에 출근한 상태였다. 아이가 사망할 당시 집에는 한씨 혼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여성은 지난해 한씨를 상대로 가정폭력 보호 명령을 신청했지만, 청문회에 불출석하면서 기각됐다. 보호 명령 신청서에는 “그의 분노는 통제 불가능하며, 아이들이 다칠까 두렵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아동보호국(CPS)도 과거 이 가정에 개입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번 사건 이후 아파트에 함께 살던 다른 자녀들을 면담했으며, 일부 자녀는 “한씨에게 폭행과 학대를 당했다”고 진술했다.

브랜디 기버스 킹카운티 검사는 “적어도 한 명 이상의 아동이 학대를 당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정식 기소 여부는 다음 주 결정될 예정이며, 한씨는 다음 달 초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본보 제휴사 시애틀 N 제공

현장에 출동할 경찰차/KOMO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