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여성, 남편 살해후 “정당방위” 주장

 

시애틀 52세 여성, 몸싸움 끝 칼로 찔러 숨지게 해

결혼 8년차…”술 먹고 운전하려 해 말리려다 범행”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파크랜드시의 50대 한인 여성이 남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역 언론인 뉴스트리뷴에 따르면 피의자 신영미씨(52)는 지난 27일 밤 11시30분경 이웃집의 문을 두드리며 “남편이 죽어가고 있으니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웃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피의자를 발견했으며 피해자인 남편 최모씨(62)는 피를 흘린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경찰은 남편의 등에 깊은 자상을 발견했고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남편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경찰 조사 결과 주택 내부와 작업장에서 심각한 몸싸움의 흔적과 혈흔이 발견됐고 신씨는 남편과 말다툼 중 남편을 흉기로 찔렀다고 현장에서 진술했다.

현지 한인 언론 시애틀 N에 따르면 숨진 최씨는 오랜 기간 시애틀과 타코마 지역에서 냉난방과 플러밍 공사 등을 맡아와 한인사회에도 잘 알려진 인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결혼 8년차의 재혼 부부로 알려졌다.

2일 공개된 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신씨는 사건 당일 남편이 술을 요구해 잭다니엘 위스키 한 병을 사다 줬고 남편은 작업장에서 직원 2명과 추가 작업을 한 뒤 위스키를 거의 다 마셨고 피의자 신씨는 가벼운 맥주 두 캔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이후 남편이 추가로 술을 요구하자 피의자는 이를 거절하며 “추수감사절에 가족이 올 예정이니 술을 그만 마시라고 말했는데  남편이 욕설을 퍼붓고 부모를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남편이 차량 열쇠를 요구하며 운전하려 하자 만취 상태로 운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문 앞을 가로막았다”면서 “이 과정에서 남편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얼굴을 가격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후 남편이 밖으로 나갔고, 두 사람 간의 충돌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검찰은 피의자가 남편의 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흉기를 사용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녀의 초기 진술이 일관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녀가 차량 열쇠를 숨긴 사실과 흉기를 사용해 남편을 뒤에서 공격한 이유도 설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2일 열린 법정 신문에서 신씨는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상태로 무죄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의자의 진술에 문제가 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검찰이 요청한 100만 달러의 보석금을 책정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법정에 들어서는 신영미씨/thenewstribune.com 동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