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립위, 성명서 통해 황당한 주장…”사태 본질 희석” 비판
이홍기 한인회장의 공금 유용 사태로 애틀랜타 한인사회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한인회 인사들이 한 기자에 대한 살해 음모를 꾸몄다는 황당한 주장이 제기돼 한인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애틀랜타한인회관 전 건립위원회는 19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한인회 사무실에서 유진리 기자를 살해 음모한 조씨, 김씨 등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성명서는 “김미나 한인회 사무장이 유진리 기자에게 ‘너무 설치지 마라 500달러면 사람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이야기했고 이는 한인회 회의석상에서 조모, 김모, 이모, 박모씨가 의논했으니 신상을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유진리 코리아뉴스애틀랜타 기자는 “지난해 12월 18일 한인회 사무실에 김미나 사무장과의 대화를 녹음했다”며 해당 음성파일을 기자에게 들려줬다. 이 음성파일에 따르면 김미나 사무장은 “조심해, 요즘 500달러면 총맞아 죽을 수도 있어”라고 말했다. 유진리 기자는 “40분 가량 대화를 나누다가 나온 내용이며 이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미나 사무장은 이에 대해 “당시 유진리씨의 음악학원 시절 문제에 대한 투서가 한인회에 접수돼 유진리씨가 이를 보여달라고 찾아왔다”면서 “유진리씨가 자신은 그런 적이 없는데 상대방 여성이 자신을 모함하는 거라고 주장하며 흥분하길래 ‘요즘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데 그렇게 그 사람을 화나게 하면 오히려 다칠 수도 있다’고 걱정해서 한 말이었다”고 말했다.
김 사무장은 “자신을 좀 도와달라고 사정해서 너무 과도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생각해서 해준 말인데 이렇게 왜곡할 수 있느냐”면서 “그 문제를 살해음모로까지 과장해 성명서에 실명을 거론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김 사무장은 “유진리씨는 동의도 없이 무단으로 대화를 녹음했고 공개한 음성파일은 앞뒤 문맥이 잘라져 악의적으로 편집됐다’면서 “성명서에 나온 ‘설치지 마라’ 등의 표현도 악의적인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유진리 기자는 “박건권 애틀랜타라디오코리아 대표도 지난해 12월 30일 김미나 사무장에게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미나 사무장은 “그 날은 한인회 정기총회 날이었는데 박건권 대표가 유진리에게 그런 말을 했느냐고 먼저 유도 질문을 하길래 협박이 아니라 걱정해서 한 말이었다고 설명했고, 박 대표에게 한인회 회의에서 그런 논의를 했다고 말한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공탁금 불법 조달로 이홍기 회장의 당선이 원천무효라는 점을 알리고 한인회 바로 세우기를 위해 발표된 이 성명서가 이같은 살해음모 논란으로 변질되자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강신범 시민의소리 대표는 “이번 한인회 사태의 본질을 희석시키는 어리석은 성명서이며 작성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실명을 거론하며 비방을 했던 한인회 광고를 문제삼았던 사람들이 자신들도 똑같은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유진리 기자는 “성명서는 내가 작성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유진리 기자는 자신의 투서 사건을 악의적으로 퍼뜨렸다는 이유로 김일홍 전 한인회장을 고소한 상태이며 김 전 회장도 맞고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연 대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