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 “전광훈 연계 의심” 영 김 의원 낙선 운동

의원 사무실서 항의 시위…”탄핵 반대하며 친북-친중 갈라치기” 비판

‘더 힐’ 기고문 통해 한국 극우시각 대변…”불법 정치자금 여부 밝히라”

공화당 소속 영 김(Young Kim) 연방 하원의원에 대해 미주 한인들이 본격적인 규탄과 항의 의사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LA 지역의 한인들은 지난 23일 오전 10시30분(서부시간)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소재 영 김 의원 사무실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의원 보좌진을 만나 최근 기고와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공식 요구했다. 또한 워싱턴 DC 한인들은 의회 사무실의 영 김 의원 외교담당 고문과 만나 추가적인 항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영 김 의원은 지난 6일 정치전문 매체 ‘더 힐’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한국 국민들을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는 세력”으로 표현해 한인사회의 거센 비판을 불러 일으켰다.

김 의원은 미국 언론 등에 탄핵 찬성을 외치는 시위만을 주목하지 말고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시민들도 취재해 달라는 의견까지 냈다. 이에 대해 KAPAC(미주참여포럼) 등 진보 진영의 한인단체들은 “영 김 의원이 한국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연계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전광훈 목사는 “내가 영 김 의원을 통해 미국 의회에서 추진되던 한반도 평화법안을 무산시켰다”고 주장했다. 실제 김 의원은 지난 2021년 동료 의원 33명과 함께 한반도 종전선언 반대 서한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냈다.

김 의원 측은 이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전 목사가 워싱턴 DC 의회 사무실을 방문해 잠깐 면담한 적은 있지만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더 힐 기고 후에도 17일 한국 조선일보, 18일 미국 VOA(미국의 소리)와의 인터뷰에서도 “한국에서 탄핵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친북·친중 세력”이라고 발언해 분노를 샀다.

KAPAC은 “영 김 의원의 발언은 한국 민주주의와 국민의 주권을 폄훼하고,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이라며 발언 철회와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또한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한인 사업가 이인숙씨는 지난 9일부터 미국 청원 사이트 체인지에 영김 의원에 대한 공동 항의서한(링크)을 올렸고 현재 4000명 이상의 한인들이 이 서한에 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서한은 “전광훈 목사의 주장이 맞다면 김 의원은 중범죄에 속하는 ‘외국 로비스트 등록법(FARA)’을 위반한 것이 된다”면서 “전광훈이라는 외국인의 의뢰로 법안 무산을 추진한 것이 사실인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것은 아닌지 명명백백하게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청원 운동을 주도한 이인숙씨는 “탄핵을 촉구하는 다수 한국민들을 ‘친북·친중’ 세력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영 김 의원이 조속히 이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서 낙선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체인지에 올라온 영 김 의원 항의 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