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한인 의사에 대검, 금감원, 인터폴 사칭 전화 걸려와
사기범 불러준 웹사이트에는 검찰총장 명의 가짜서류 가득
한국 검찰이나 경찰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시애틀 지역의 한인 의사에게도 한국 검찰청 등을 사칭한 보이스 피싱 전화가 걸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의사 K씨는 지난 12일 한국 대검찰청과 금융감독원, 인터폴 등을 사칭한 전화들을 잇따라 받았다.
사기범들은 “베트남에서 검거된 마약조직과 관련돼 당신의 이름이 나왔으니 이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한국 대검찰청이라고 주장하는 웹사이트 주소를 불러주며 확인해보라고 요구했다.
사기범들은 인터폴 등을 언급하며 “당신은 한국 검찰에 와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이민지 40년이 넘은 K씨는 직감적으로 보이스피싱이라고 판단하고 전화를 끊은 뒤 지인을 통해 시애틀총영사관 등에 문의했으나 보이스피싱의 전형적인 수법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K씨에 따르면 사기범들이 불러준 웹사이트에 접속한 결과 대검찰청과 똑같은 모습의 웹사이트가 구축돼 있었으며 이름 등 신상정보를 입력하니 구속영장 등 서류들이 나왔다.
이 웹사이트에는 한국 검찰 로고가 나와 있으며 ‘나의 사건조회’ 등 메뉴와 함께 전면에 보이스피싱 제보전화 소개도 버젓이 게재돼 있다. 또한 위조된 구속영장 등은 심우정 검찰총장 명의로 돼있고 인터폴 명의의 서류도 조작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류들은 “당신은 마약조직과 관련된 명단에 올라있어 재산을 동결한다”거나 “이번 수사건에 대해 제3자에 발설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K씨는 “아무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면 누구나 범죄에 관련돼 있는 것처럼 서류가 뜬다”면서 “사기범들이 이처럼 교묘하게 범행을 저지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정말 놀랐다”고 전해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 대검찰청이나 경찰청 등을 사칭한 피싱 사기는 보통 전화(Smishing, Voice Phishing), 문자(SMS), 이메일, 메신저 등을 이용해 피해자를 속여 금전 또는 개인정보를 빼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보이스 피싱은 대검찰청, 경찰, 검찰청 직원인 척하며 “당신이 범죄에 연루되었다” 또는 “계좌가 범죄에 이용되었다”는 식으로 협박을 해 공포심을 유발한 후 “계좌가 동결될 예정이니 안전한 계좌로 돈을 이체하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또한 수사관이나 검찰 직원을 보내겠다고 말하는가 하면 직원을 보내는 대신 전화로 대답을 요구하면서 개인정보 및 금융정보(계좌, 공인인증서, OTP번호 등)를 요구해 돈을 가로채는 수법을 사용한다.
한국 외교부는 “한국의 대검찰청이나 경찰청 등은 전화를 걸어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전화를 받으면 바로 끊고 혹시나 사기범들이 불러주는 의심된 웹사이트 등에는 절대 접속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보이스피싱 단속도 심해지고 사기에 속는 사람도 줄어들면서 사기범들이 해외 한인들을 상대로 범행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전화로는 어떠한 개인정보도 알려줘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본보 제휴사 시애틀 N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