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의 잇따른 전직 대통령 기소를 교훈 삼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형을 받는 경우에 사면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미국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7일 퀸시연구소 네이선 박 연구원과의 전화 인터뷰를 게재했다.
폴리티코는 “미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 형사 재판이라는 전례 없는 사건을 앞두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은 이미 4명의 전직 대통령 가운데 3명이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박 전 대통령 기소에 결정적 역할을 한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발판으로 정치적 스타덤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어 “좌파 성향 한국 전문가인 박 연구원에게 한국의 역사에서 배울 점을 물어 봤다”며 “그는 기소의 정치화를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트럼프 사면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고 소개했다.
박 연구원은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 및 사법 처리 이후 모든 정치가 사법의 영역에 들어왔다”며 “무엇보다 한국의 공무원들이 매뉴얼 이외의 일들을 하는 것에 극도의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와 관련, “민주주의를 위협하려는 세력과 다른 범죄는 구분이 필요하다”며 “이 문제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는 한 진영마다 사소한 티끌이라도 털어 너나 나나 똑같다는 논리를 들이밀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재판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사한 측면이 있다”며 “트럼프 측은 재판을 광대극으로 끌고 가려 하는 반면 검사들은 극도로 전문가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은 여러 전직 대통령이 기소됐지만 그만큼 빠르게 사면받았다”며 “이를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니라고 본다. 법에는 어느 정도 의례적 성격도 있으며, 그런 차원에서 지도자를 처벌해 카타르시스를 맛본 이후 그가 감옥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두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사법 제도는 특히 형벌에 있어 가혹하고, 형사 변호사의 관점에서 보자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죄가 확정된다면 최소 20년 이상 실형을 살아야 할 것”이라면서 “이는 그가 감옥에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나는 이 같은 길을 원한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예를 들어 그가 유죄를 선고받는다면 3~4년가량 형을 살 수는 있을 것이다. 만약 그의 건강이 악화한다면 사면 이후 여생을 마무리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