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항공, 성탄 이브 수시간 동안 운항 전면 중단 소동도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하와이의 마우이섬에 도착한 유나이티드 항공편 보잉 787 여객기의 랜딩기어(착륙 장비) 공간에서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항공사 측은 해당 공간이 비행기 외부에서만 접근 가능한 영역이라며, 이번 사고 경위를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 “시카고→마우이” 항공편 착륙 후 발견
2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오전 9시49분에 출발한 유나이티드 항공 202편은 약 8시간 비행 끝에 오후 2시12분께 하와이 마우이섬 카훌루이 공항에 착륙했다.
비행기 착륙 직후 점검 과정에서 항공기 뒤쪽 랜딩기어 수납공간에서 남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마우이 경찰은 “이번 사건은 수사 중이며, 아직 구체적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시신이 어떻게, 그리고 언제 랜딩기어 공간에 들어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경찰 및 당국과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 밀입국 목적 등 랜딩기어 들어간 사례 있어
항공 전문가들은 랜딩기어 수납공간이 높은 고도에서의 저산소증과 극심한 저온으로 인해 일반적으로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과거 밀입국을 위해 이 공간에 숨어든 사례가 드물지 않게 보고됐다.
지난 2020년 코트디부아르발 프랑스행 항공기 랜딩기어에서 밀입국자의 시신이 발견됐고 2019년 영국 런던 상공 비행 중이던 항공기에서 사람이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21년 미국 밀입국을 목적으로 과테말라발 여객기 랜딩기어에 숨어든 남성이 착륙 후 적발됐는데 이 남성은 기적적으로 생존했다.
이번 사건 역시 밀입국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경찰과 항공사 측은 아직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 항공기 운항은 정상…연말 항공업계 혼란 속 사고 발생
하와이주 공항 당국은 이번 사건으로 카훌루이 공항 운영과 다른 항공편 운항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항공업계는 연말 성수기를 맞아 잇따른 기술 문제로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주목된다. 같은 날 아메리칸 항공은 한때 기술 결함으로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가 수 시간 뒤 정상화했으며, 이로 인해 약 900편의 항공기가 지연됐다.
전문가들은 “일부 공항 보안·점검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안 절차 강화와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