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공급·높은 주택 비용·자연재해 영향…최대 40% 가격 인하도
플로리다 주택 시장이 심각한 위기에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분양 주택이 1년 새 23% 증가하며 매물이 쌓이고, 구매 계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집값이 급락하는 상황이다.
일부 주택은 최대 40%까지 가격을 낮췄고, 일부 고급 주택은 호가에서 50만 달러를 인하하는 등 급격한 조정이 진행 중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과도한 신규 주택 공급, 급등한 관리비 및 보험료, 자연재해 리스크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레드핀(Redfin)에 따르면, 1월 기준 플로리다에서 팔리지 않은 주택은 17만2209채로 집계됐다. 이는 레드핀이 2012년 관련 데이터 수집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잭슨빌의 부동산 중개인 브라이언 카나지오(Bryan Carnaggio)는 폭스 비즈니스 뉴스에 “현재 시장에서는 경쟁 입찰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며, “집을 잡지 같은 인테리어로 꾸미고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해야 다수의 오퍼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규 콘도 공급이 시장 과잉의 핵심 문제로 지적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이주민 증가로 인해 주택 부족 현상이 발생하자, 대규모 콘도 개발이 진행됐으나 현재 수요 감소로 인해 상당수가 미분양 상태다.
2021년 마이애미 인근 서프사이드(서프사이드 콘도 붕괴 사고)에서 발생한 12층 콘도 붕괴 참사 이후, 플로리다 주정부는 건물 안전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이로 인해 주택 소유자 협회(HOA) 관리비가 급등하면서 콘도 소유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레알터닷컴(Realtor.co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엘 버너(Joel Berner)는 “전국적으로 HOA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플로리다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자연재해 리스크 또한 중요한 변수다. 허리케인과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해안가 지역 주택의 보험료가 급등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 소유 비용이 담보대출(모기지)보다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레드핀 보고서에 따르면, 플로리다 31개 대도시권 중 8곳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매물 증가가 확인됐다. 이들 대부분은 콘도 비율이 높은 해안 지역(데이토나 비치, 사라소타, 오칼라 등)으로 자연재해에 취약한 곳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