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YT “액티브웨어 브랜드 ‘부오리’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
일상에서도 활동성과 스타일을 모두 잡는 옷을 만든다는 비전 아래 시작된 패션 브랜드 부오리(Vuori)가 창립 10년 만에 50억달러(6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고 18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부오리는 지난해 11월 8억2500만 달러(약 1조9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성사시켰다. 창업자인 조 쿠들라(Joe Kudla)는 한때 단순한 그래픽 티셔츠 라인으로 시작했던 부오리를 오늘날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키며 미국 내 8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국제적으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Vuori의 대표 제품 중 하나는 메타 바지(Meta Pant)로, 신축성, 통기성, 땀 흡수 기능 등 ‘테크니컬’한 소재로 만들어진 다용도 바지다. 팬데믹 이후 정장 대신 고품질의 캐주얼 의류를 선호하는 전문직 종사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쿠들라는 이 팬츠에 대해 “요가 수업에도 적합하지만 저녁 식사 자리에서도 어울리는 패션과 기능이 결합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주 출신인 쿠들라는 패션업계에 발을 들이기 전 모델로 활동하며 패션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그러나 Vuori의 초기 사업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고, 브랜드는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만난 ‘영적 상담사(사이킥 미디엄)’와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게 되었다.
상담사의 조언 이후 요가와 명상을 시작한 쿠들라는 이 시기에 Vuori의 현재 비전을 구체화했다. 당시 대부분의 스포츠웨어는 러닝이나 농구처럼 특정 활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디자인도 화려한 로고와 반사 소재로 꾸며져 있었다. 반면 쿠들라는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절제된 디자인과 활동성을 결합한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
2015년 그는 코어 반바지(Kore Short)라는 제품을 선보이며 Vuori를 새롭게 바꿨다. 이 제품은 허리 밴드와 안감 같은 기능적 디테일을 더한 것이 특징이었다.
초기 제품을 소규모 피트니스 스튜디오에 판매하려 했지만 반응이 미미하자 쿠들라는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Direct-to-Consumer)으로 전환했다. 소셜 미디어 광고에 집중하며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는 고객들이 코어 반바지를 착용하며 말한 단어들인 “러닝, 트레이닝, 하이킹, 여행, 휴식” 등을 마케팅 메시지로 활용하며 큰 반응을 얻었다.
“그제야 사람들이 우리가 무엇을 하려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브랜드가 전하는 메시지가 연결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고 쿠들라는 회상했다.
Vuori는 창립 2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고, 이윤을 바탕으로 초창기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갚으며 브랜드를 확장했다. 백화점 노드스트롬(Nordstrom)과 아웃도어 체인점 REI 같은 소매업체들과 협력하며 소비자 접점을 늘렸다. 2018년에는 여성복 라인을 도입했으며, 현재 여성복 매출은 전체의 50%를 차지한다.
Vuori는 최근 투자 유치를 통해 2026년까지 100개 이상의 매장을 열고 유럽과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투자사 스트라이프스(Stripes)의 파트너인 크리스 캐리는 “애슬레저 시장은 약 950억 달러 규모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Vuori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Vuori는 세계적 브랜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업계 1위인 룰루레몬은 2014년 남성복 라인을 추가하며 성공을 거뒀고, 대표 제품인 ABC 팬츠는 지금도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고 있다. Vuori의 성공은 마이클 코어스, J.크루, 심지어 리바이스(Levi’s)까지 ‘테크 팬츠’ 시장에 진출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Vuori의 본사는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18만평방피트 규모의 캠퍼스에서 운영되고 있다. 창립 초기 차고에서 시작했던 작은 브랜드는 이제 해변 라이프스타일과 애슬레저의 정수를 보여주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쿠들라는 창립자로서 그의 역할이 크게 변화했지만 여전히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복 핏 모델 역할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
이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