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연임 농담’에 민주 화들짝…결의안 추진

댄 골드먼 ‘도합 2회’ 초과금지 결의안 발의키로…”트럼프에도 적용”

1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13일 하원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완패한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3연임 가능성을 언급하는 ‘농담’을 하자 화들짝 놀라 대응에 나섰다.

14일 뉴욕타임스(NYT), 영국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 댄 골드먼(뉴욕) 하원의원은 대통령 3연임을 금지하는 미 헌법 조항을 더 구체화하자는 내용의 개헌 결의안을 발의할 방침이다.

수정헌법 제22조는 ‘2회를 초과해 대통령직에 당선될 수 없다’고 규정하는데, 이 조항이 ‘도합 2회’에 적용된다고 명시해 허점을 없애자는 것이 골드먼 하원의원의 제안이다.

전날 트럼프 당선인이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농담 형식으로 3연임 가능성을 언급한 데 즉각 반응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여러분이 ‘대통령이 너무 잘해서 뭔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나는 다시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끌어냈다.

여러 참석자가 이 발언은 그저 농담이었을 뿐이라고 전했지만, 민주당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앞서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여러 차례 3연임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왔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7월 26일 보수 기독교 단체인 터닝포인트 액션이 개최한 행사에서 기독교인들의 투표를 독려하면서 “이번만큼은 투표해달라. 4년 후에는 더 이상 투표를 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가 너무 잘 고쳐서 투표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5월 17일에는 전미총기협회(NRA) 연례 회의에서 “FDR(프랭클린 D. 루스벨트 미 전 대통령)은 거의 16년이었다. 그는 4선이었다”며 “우리가 승리한다면 3선으로 여겨질까 아니면 2선으로 여겨질까?”라고 말했다. 일부 객석에서는 “3선”이라는 답이 나왔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하원 선거에서도 모두 공화당이 승리한 만큼 골드먼 하원의원이 낸 결의안이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가디언은 민주당이 하원 전체회의에서 강제로 이를 논의,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우선동의’ 절차를 이용해 의회에서의 최소한 논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NYT는 “이번 결의안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의회의 견제 장치가 거의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초”라며 “‘반민주적이고 권위적’이라고 보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