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이도, 성탄 앞두고 밤샘 가동 공장 덮쳐 피해 키워

“양초공장 근로자, 대피소 없어 화장실 등지에 겨우 숨어”…라틴계 피해 커

중부를 강타한 토네이도의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켄터키주 메이필드의 한 양초공장이다.

토네이도는 현지시간으로 금요일 저녁 시간대에 발생했지만 하필 이 공장이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철야 가동 중이어서 많은 노동자가 재난을 피하지 못했다. 일각에선 공장이 제대로 된 대피시설도 갖추지 않았다며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벌써 나온다.

12일 지역 매체인 렉싱턴 헤럴드-리더는 토네이도의 인명 피해가 양초공장에 집중된 것은 당시 공장이 철야 가동됐기 때문이라며 현장에서 안전수칙이 준수됐는지 규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대피가 느렸지만 공장에는 정해진 대피장소가 없고 지하실도 없어 직원들이 화장실이나 홀 등에 몸을 숨겨야 했다고 한다.

이 공장을 운영하는 메이필드컨슈머프로덕츠(MCP) 측은 사고 후 성명을 냈으나 이에 대피소 운영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2019년 연방 직업안전보건청(OSHA) 보고서에 따르면 MCP는 적절한 전기 관련 안전 장비를 구비하지 않는 등 7건의 안전수칙 위반이 확인된 바 있다.

당시 공장에는 인근 그레이브스카운티 교도소의 재소자들도 일하고 있었는데, 인건비 절감을 위해 동원된 재소자들이 안전 등 근로 여건과 관련한 발언권을 가지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매체는 “아무리 크리스마스 특수를 앞두고 공장의 양초와 향수 생산이 급했다고 해도 이와 같은 큰 희생을 감수할 만한 것은 못 된다”라고 지적했다.

토네이도에 폐허로 변한 미 켄터키주 메이필드 시가지
토네이도에 폐허로 변한 미 켄터키주 메이필드 시가지 (메이필드 AP=연합뉴스) 지난 11일 켄터키주 메이필드 시가지의 건물들이 초강력 토네이도(회오리바람)에 부서져 폐허로 변한 모습을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 켄터키주를 비롯한 미 중부지역에 토네이도가 불어닥쳐 최소 94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으며 사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렉싱턴 헤럴드-리더 제공] 

한편, 양초공장이 있는 메이필드시는 인구 1만명 중 18%가 라틴계로 구성돼 있으며 다수가 공장 근로자여서 이번 토네이도의 타격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장에서 피해자를 돕고 있는 애나 마소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멕시코, 과테말라, 푸에르토리코 등 중남미에서 온 이주민이 여러 공장의 인력으로 쓰이는데, 사고 피해가 컸던 메이필드 양초공장도 그런 공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장에서 일하는 이주민 대부분이 미등록 노동자라고 덧붙였다.

유통기업 아마존도 크리스마스 특수를 앞둔 상황에서 물류창고 야간작업을 하다 토네이도로 인해 큰 인명 피해를 봤다.

NYT는 아마존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폭증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력 수십만 명을 더 고용했으며, 이 중 25만 명이 넘는 인력이 아마존에 직고용된 노동자가 아니어서 구조 당국이 토네이도 사고를 당한 물류 창고에 있던 인원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고를 당한 시설에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안전 조치가 이뤄졌는지 아직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켈리 난텔 아마존 대변인은 일리노이주 에드워즈빌시에 있는 물류창고에서 190명가량이 근무했다면서도 이 중 풀타임 노동자 수가 얼마인지는 공개를 거부했다. 이 창고 붕괴 사고로 최소 6명의 직원이 사망했고 다수가 실종된 상태다.

난텔은 근무 교대가 이뤄져 계약직 노동자들이 인근에 주차해두고 숙소로 사용하는 차량으로 돌아가는 도중 토네이도가 덮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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