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아닌데…다시 화장지 사재기

전국 소매점서 품귀 현상…항만 파업에 불안 심리

현재 미국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화장지 부족 현상이 팬데믹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고 CNN이 2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화장지 부족 현상은 1일 시작된 주요 항만 파업의 결과가 아니라 파업으로 인한 수입물량 부족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사재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1일 각 소셜미디어에는 화장지와 종이 타월이 있어야 할 매장 선반이 텅 빈 사진들이 계속 올라왔다. 버지니아의 한 주민은 “지역 월마트에서 화장지가 다 팔렸다. 화장지 사재기 버전 2.0!”이라며 빈 선반 사진을 X(옛 트위터)에 올렸다.

또 다른 사용자는 “뉴저지 먼머스 카운티의 코스트코와 타깃에서 종이 타월이 거의 없거나 완전히 매진된 상태”라면서 “항만 파업에 반응해 화장지와 물을 사는 사람들도 많았고 코스트코 직원이 아침에 화장지와 종이 타월이 다 팔렸다고 말했다”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메인주에서 텍사스까지 이어진 이번 항만 파업이 화장지 등의 공급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화장지 소비량의 90% 이상은 미국내 공장에서 생산되며 나머지도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들어온다. 주로 철도나 트럭을 통해 운송되기 때문에 선박과 관련된 항만 파업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미국 제지 제조업체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미국산림-제지협회(American Forest and Paper Association)는 이번 항구 파업이 수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지만, 이는 수출에 관한 이야기일 뿐 수입 문제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CNN은 “이번 파업은 사실 화장지 부족이 아니라 과잉 공급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항만 파업으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을 품목은 바나나와 같은 신선 식품으로 꼽힌다. 특히 미국에서 소비되는 바나나의 100%는 수입에 의존하며 그 중 절반 이상이 이번 파업에 영향을 받는 항만을 통해 들어온다. 특히 델라웨어 윌밍턴 항구 한 곳을 통해 미국 전체 소비량의 4분의 1 이상이 수입되고 있다.

바나나는 유통기한이 짧은 제품으로 나무에서 잘린 후 수 주 안에 슈퍼마켓 선반에 올라야 하며, 그 후 2주 내에 주방 카운터에서 갈색 또는 검게 변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수입업체들이 파업 전에 대량으로 미리 수입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챗 GPT 도움

화장지를 사는 고객이 급증한 한 코스트코 매장/Red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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