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치약의 배신? 사실상 세균 덩어리

 

FDA, ‘톰스’ 제조시설서 ‘중대한 위반 사항’ 발견해

‘심플리 화이트’ 치약 생산에 오염된 물 사용 ‘충격’

천연 성분 치약과 친환경 제품으로 유명한 ‘톰스 오브 메인(Tom’s of Maine)’이 일부 치약 생산 과정에서 세균에 오염된 물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 식품의약국(FDA)은 이달 초 톰스 오브 메인의 모회사인 콜게이트-팜올리브에 톰스의 제조 시설에서 최소 3종의 유해 박테리아를 포함해 “중대한 위반 사항”을 발견했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발송했으며, 해당 서한은 19일 공개됐다.

연방 보건 당국에 따르면 2021년 6월부터 2022년 10월 사이 톰스 시설의 여러 물 샘플에서 슈도모나스 에어루지노사(Pseudomonas aeruginosa)라는 세균이 발견됐다.

조사 결과, 오염된 물은 톰스의 ‘심플리 화이트 클린 민트 페이스트(Simply White Clean Mint Paste)’ 생산과 여러 장비 세척 공정의 최종 헹굼 단계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슈도모나스는 주로 토양과 물에서 발견되는 세균 군집으로, 슈도모나스 에어루지노사는 인간의 혈액 및 폐 감염과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유형이다.

톰스 오브 메인 ‘심플리 화이트’ 치약

또한, ‘위키드 쿨! 항충치 치약(Wicked Cool! Anticavity Toothpaste)’과 같은 일반 의약품에서도 파라코커스 예이(Paracoccus yeei)라는 세균이 발견됐다.

환경성 세균으로 알려진 랄스토니아 인시디오사(Ralstonia insidiosa)는 제조 시설 내 물 사용 지점에서 검출됐다고 보건 당국은 밝혔다. FDA는 서한에서 “장비 세척 및 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물을 생산하는 물 시스템의 적절한 검증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톰스는 인공 향료, 향수, 색소, 감미료 및 방부제 없이 천연 성분을 사용해 미국내에서 제품을 생산, 판매해 소비자들의 호감을 얻어왔다. 특히 친환경 이미지로 순하고 착한 성분을 강조해 어린이 치약 종류의 인기가 높다. 이 업체의 제품은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았으며 대부분 제품이 비건이지만 일부 제품은 꿀벌에서 공급되는 프로폴리스등을 함유하고 있다.

연방 당국은 “이 회사는 전반적으로 의약품 제조, 가공, 포장 또는 보관에 사용되는 건물을 적절히 유지 관리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톰스가 수백 건의 소비자 불만을 접수했지만 조사하지 않은 사실도 적시했다.

FDA는 이러한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제조 시설 운영을 개선하고 장비와 시설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유지 관리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할 것을 업체측에 요구했다. 또한, 제조 운영의 설계와 통제에 대한 ‘포괄적인 평가’를 요청하며, 모든 미생물학적 위험 요소를 철저히 검토할 것을 강조했다.

이승은 기자

톰스 오브 메인 어린이 치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