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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국 영사 서비스, 이게 최선입니까?”

paul 3 months ago (Last updated: 3 months ago) 1 minute read

재외동포비자 신청 한인, ‘아포스티유’ 장벽에 좌절

미국정부 수속기간 고려 없이 ‘3개월 내 발급’ 고수

한국정부-총영사관 “미국 정부와 직접 해결해보라”

한국 정부가 발급하는 재외동포비자(F4)를 신청하려던 애틀랜타 한인이 한국 정부의 융통성 없는 서류 규정과 ‘도돌이표’ 같은 민원처리에 좌절해 본보에 사연을 알려왔다.

한인 K씨는 올해초 급하게 재외동포비자를 신청하기 위해 서류를 준비하다 미국 거주 한인 시민권자의 경우 연방수사국(FBI)이 발급한 범죄기록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2019년 개정된 재외동포법 시행령에 따라 재외동포비자 신청 서류에 해당 국가에서 발급하는 범죄경력서류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한국 법무부는 “한국사회 정착지원 등을 고려해 한국사회의 기존 질서는 물론 구성원과 융화할 수 있는 선량한 품성을 지녔는지 심사가 필요해 해외범죄경력 증명서를 제출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규정에 따라 만 14세 이상의 미국 시민권 소지자로 6개월 이상 미국에서 거주했다면 FBI 범죄경력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단 60세 이상은 예외 대상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곧바로 범죄기록증명서를 신청한 K씨는 지난 1월16일자로 발급된 FBI 서류를 우송받았다. 하지만 K씨에게는 넘어야할 산이 하나 더 있었다. 애틀랜타총영사관(총영사 김영준) 담당자가 “해당 범죄경력서류에 대해 미국 연방정부에서 ‘아포스티유’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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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스티유는 헤이그 국제협약에 따라 문서의 관인이나 서명을 대조해 진위를 확인해 주는 제도로 한국과 미국을 포함해 전세계 103개국이 가입해 있다. 미국 연방 정부에서 아포스티유를 발급하는 기관은 국무부가 유일하다.

문제는 한국 정부와 총영사관이 “발급한지 3개월 이내의 서류(범죄기록증명서)만 인정한다”고 명시한 점이다. K씨는 서둘러 국무부에 범죄기록증명서 아포스티유를 신청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원을 대폭 감원한 국무부는 신청 3개월 만인 4월16일자로 아포스티유를 발급했고, K씨는 4월말에야 해당 서류를 우송받았다.

K씨는 총영사관에 “FBI가 발급한 일자 기준으로는 3개월이 지났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포스티유 발급이 늦어졌으니 받아줄 수 없느냐”고 문의했지만 “안된다”는 짤막한 대답만 돌아왔다. 이어 총영사관 관계자는 “주관 부서인 한국 법무부가 받아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K씨는 법무부 산하 경기 지역 출입국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이같은 사정을 설명했고, 담당자는 “이러한 문의가 여러차례 있는데 개인적으로 전화를 걸지 말고 거주지역 공관을 통해 정식으로 건의를 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이에 다시 애틀랜타총영사관에 전화를 건 K씨는 담당자로부터 “이런 사례가 많아 특별히 연방정부가 아닌 주정부가 발급하는 아포스티유도 인정해주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하지만 FBI 범죄기록증명서부터 다시 발급받아야 하는 K씨가 “어느 기관에서 발급하며 얼마나 걸리느냐”고 묻자 총영사관 측은 “가끔 주정부 아포스티유를 받아오는 분들이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답답한 마음에 K씨는 어렵게 한국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출입국정책단 체류관리과에 정식으로 민원을 접수해 문의를 했다. 하지만 민원 담당자는 “미국 정부에 사정을 설명하고 빨리 발급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직접 알아보라”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

K씨는 기자에게 “이번 일을 겪으면서 한국 정부가 재외동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실히 알게 됐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국의 행정수속이 지연되고 이로 인해 동포들이 불편을 겪는 것을 알면서도 이같은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국 공무원들이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니 시민권자인 당신들이 알아서 처리하라’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 같아 너무 속이 상했다”고 씁쓸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FBI가 발급한 범죄기록 증명서. 올해 1월16일 발급됐다.
국무부의 아포스티유. 신청 3개월 만인 4월16일자로 발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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