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 재건 비대위, 17일 ‘한인회 임시총회’ 개최 공고
이홍기씨 “음해세력들의 불법적 모임…효력없다” 반박
일자 놓고 내홍까지…”광복절 행사서 실력행사” 주장도
한인회 재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백규, 이하 비대위)가 오는 17일 오후 7시 둘루스 주님의영광교회에서 한인회 공금을 유용한 이홍기씨 축출을 위한 한인회 임시총회를 개최한다고 공고한 가운데 이 총회가 과연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대위 측은 “한인회칙에 따라 임시총회 소집을 위한 요건인 정회원 100명 이상의 서명을 확보했고, 총회 소집 주체가 한인회장이기는 하지만 이홍기씨가 공탁금을 횡령해 당선됐기 때문에 회장 자격 자체가 미비한 불법 회장이어서 총회가 적법성을 갖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는 현재 단체 카톡방을 개설해 한인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이홍기씨 탄핵을 위한 요건인 정회원 400명 이상의 서명을 받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홍기씨는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주중광 박사가 기부한 한인회관 보수기금 14만8000달러를 유야무야 사용한 한인회 전 건물관리위원들이 중심이 된 비대위가 진행하는 임시총회는 아무런 효력이 없다”면서 “임시총회가 아니라 불법모임이며 한인회를 사유화하려는 음해세력들에 결코 무너지지 않겠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임시총회에서 이홍기씨의 축출을 결정짓는다고 해도 물리적으로 이씨를 한인회관에서 쫓아내고 한인회 계좌를 되찾아오기 힘든 상황이어서 양측의 극단적인 대결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씨는 온갖 도덕적인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를 법적인 문제로 끌고가 회장직을 유지할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김윤철 전 한인회장의 당선 무효 소송 과정에서도 법원은 “비영리단체의 운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워 김 전회장의 당선에 문제가 없다는 판결을 내려 이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가더라도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이씨를 축출하기 위해서는 한인회칙에 규정된 탄핵 절차가 유력하지만 탄핵 절차를 집행하는 주체도 이사장이어서 사실상 이홍기씨와 ‘한배’를 탄 이경성 이사장이 이를 정상적으로 진행할지가 문제다. 결국 남은 선택은 이씨의 공탁금 유용을 의도적인 횡령으로 연결해 형사 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인데 이 과정도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마지막 남은 변수는 한인회 재정상황이다. 현재 한인회 계좌에는 잔액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후원금도 끊겨 한인회 운영이 2~3달 안에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씨가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주중광 박사가 기부한 한인회관 보수기금에 손을 대거나 주중광 박사 등이 기부해 조성된 2024년 코리안페스티벌 기금을 전용하는 방법이 가장 유력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임시총회 일자 결정을 놓고 이홍기씨 축출에 뜻을 모았던 한인회 전 건립위원회와 시민의소리 사이에 불협화음이 빚어져 ‘반 이홍기’ 전선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비대위의 중심세력인 전 건립위가 임시총회를 시민의소리가 중심이 된 코리안페스티별 재단의 K팝 행사 일자 및 시간과 겹치게 했기 때문이다.
비대위 측은 이에 대해 “1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은 뒤 15일 이후에 할 수 있기 때문에 17일로 정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코리안페스티벌 재단 측은 다른 의도를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 관계자는 “코리안페스티벌에 나쁜 감정을 갖고 있는 비대위 모 인사가 날짜를 정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일부에서는 같은 시간에 열리는 한인 주최 음악회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도 있는데 둘다 공적인 일에 사적인 이익을 앞세운 것이어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리안페스티벌 재단 측은 17일 임시총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강신범 시민의소리 대표는 “17일 임시총회가 실효를 거두지 못한다면 차라리 15일 이홍기씨가 주최하는 광복절 기념식장에 찾아가 현장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실력행사를 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홍기씨는 15일 광복절 기념식을 예고하며 2부에서는 자신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한미연합회(AKUS) 애틀랜타 지회가 주최한 영화 ‘건국전쟁’ 독후감 시상식을 갖겠다고 밝혔다. 한인사회에서는 이 기념식에 애틀랜타총영사관 서상표 총영사가 참석할지 여부가 관심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