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한 대화가 돈 든다?”… 오픈AI 천문학적 전기요금 발생
챗GPT에게 “부탁해요”, “감사합니다” 같은 정중한 말을 쓰는 것이 예의일 수는 있어도, 그로 인해 막대한 전기요금이 발생하고 있다고 오픈AI CEO 샘 올트먼(Sam Altman)이 밝혔다.
올트먼은 21일 X를 통해 “챗GPT에게 정중하게 말하는 것은 우리가 수천만 달러의 전력비용을 치르는 일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 쓰일지 아무도 모른다”고 덧붙이며 다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은 방대한 양의 연산을 필요로 한다. 이는 수천 개의 고성능 GPU가 구동되는 데이터센터에서 이뤄지며, 이 과정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2023년 워싱턴대학과 앨런 인공지능연구소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챗GPT 같은 언어 모델과의 한 번의 대화는 약 0.14킬로와트시(kWh)의 전기를 사용한다. 이는 LED 전구 14개를 한 시간 동안 켜는 것과 맞먹는다.
하루 수백만 건의 대화가 오가는 상황에서, 특히 길고 복잡한 문장을 유도하는 정중한 대화는 전력 소모를 더 늘리는 요인이 된다. 이는 결국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와 사용자들은 AI에 정중하게 말하는 것이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킨다고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디자이너 커티스 비버스는 “정중한 말투는 협력적이고 존중하는 응답을 끌어낸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4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67%가 챗봇과의 대화에서 정중한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 중 12%는 “AI가 반란을 일으켜도 자신을 살려줄지도 모른다”는 농담을 덧붙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AI 활용이 더욱 일상화됨에 따라, 기업들이 데이터 처리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과 동시에 사용자 응답의 길이나 복잡도에 따라 가격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비용 부담은 분명하지만, ‘정중함’이 만들어내는 대화의 품질과 AI의 태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현재로서는 ‘값비싼 예의’도 나름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