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문을 앞두고 8일 유럽 최대 한인타운인 뉴몰든을 찾아간다.
런던 킹스턴구(Royal Borough of Kingston upon Thames) 뉴몰든(New Malden)은 영국뿐 아니라 유럽에서 한인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이다.
이전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비롯해 다른 왕실 고위 인사가 한인타운을 공식 방문한 기록도 없다.
찰스 3세는 왕세자 시절인 1992년 11월에 한국을 방문한 인연이 있다.
이번 일정은 이달 윤 대통령 부부 국빈 방문 계기에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가 5월 대관식을 치른 후 처음 초청하는 국빈이다. 즉위 후에는 영연방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찰스 3세는 전날 즉위 후 의회 개회식에서 진행된 첫 ‘킹스 스피치’를 통해 “나는 이달 국빈 방문하는 한국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맞이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찰스 3세 국왕의 한인타운 방문은 영국 등 국제사회에서 달라진 한국의 위상과 한류 인기 상승 등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유럽연합(EU) 너머로 눈을 넓히며 한국과의 관계에 부쩍 공들이고 있다.
영국은 이달 초 개최한 인공지능(AI) 안전 정상회의와 관련, 내년 5월 중간 점검 회의를 한국과 공동 개최하기로 했다.
뉴몰든은 런던(Greater London) 남서부 끝자락에 있는 지역으로, 1970년대부터 한인타운이 형성됐다. 킹스턴구는 올해 유럽에서 처음으로 김치의 날(11월 22일)을 지정하기도 했다.
국왕의 한인 타운 공식 방문은 이민 역사가 길지 않은 한인들이 영국 사회에서 보다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인 사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뉴몰든에는 한인이 약 1만명 모여 살고, 주변 지역까지 포함하면 최대 2만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전체 한인 약 4만명 중에 절반이 인근 생활권에 있는 셈이다.
뉴몰든은 한때 ‘뉴몰동’이란 별칭으로 불렸고, 2000년대 중반부터는 난민으로 온 탈북민들이 유입돼 교민, 주재원들과 어울려 지내며 ‘리틀 평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