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월드옥타 대회 대성공?…성과 부풀리기 논란

오스트리아 빈 대회 실질 계약집계 ‘제로’…성과 확인 못한 채 5개월 지나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지난해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한 ‘세계한인경제인대회 & 한국상품박람회’가 대외적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와 ‘대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실제 수출 성과와 예산 운영 면에서 부실한 관리와 과도한 포장이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1일 한국 연합뉴스는 “월드옥타는 당시 박람회를 통해 4억7070만 달러의 수출 상담, 1억7898만 달러의 계약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실제 계약 건수나 실행 금액은 지금까지도 집계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사무국 측은 “하반기에 실적이 나올 예정”이라며 명확한 수치를 내놓지 못한 상태다.

전례에 비춰볼 때, 샘플 주문과 시장 테스트, 인허가 절차 등을 거쳐 1~2년이 지나야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다는 해명이지만, 회원 구성과 정보 전달 구조를 감안하면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람회가 빈에서 열린 대회 중 가장 큰 규모였다고 홍보됐지만, 예산은 기존의 2배 이상인 56억~60억 원까지 불어났다.
행사 운영을 위해 기업 전시 부스 400개를 판매한다고 했으나, 실제 개설된 부스는 376개에 불과해 1억6800만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참가자 수를 과도하게 예측해 호텔을 1,500명 규모로 예약했으나 실제 참가자는 약 850명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수천만 원의 위약금이 발생했다는 소문도 있다.

사무국은 “노쇼는 있었지만 위약금은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정확한 인원이나 위약금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빈 대회에서는 성악가 조수미와 체코 필하모닉의 협연, 한국 청년 아트페어 등 문화행사도 진행됐다. 그러나 이를 두고 경제행사 본연의 취지를 벗어난 과도한 기획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종범 월드옥타 회장의 회사인 영산그룹이 2억3000만원을 후원해 적자를 메웠다는 소문에 대해 사무국은 “문화행사 비용을 개인 후원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무리한 확장 행사의 후폭풍을 개인이 떠안은 꼴’이라는 비판이 있다.

월드옥타의 한 지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국 중소기업의 수출 지원도 중요하지만, 결국 이 조직은 한상 간 신뢰와 네트워크를 위한 플랫폼이어야 한다”며, “불필요한 행사를 늘려 이미지 포장에 집중한 나머지 본질이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스트리아센터 빈에서 세계한인무역협회가 개최한 ‘한국상품박람회’ 개막식에서 내외빈들이 부스를 방문해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