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독감·흑사병까지…”잠복하다 여건 맞는 곳에 창궐”
중국 발원설까진 글쎄…전문가들 “전염원 어디나 존재”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신종 돼지독감 바이러스, 흑사병까지 강력한 전염병이 잇따라 발생해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전세계에서 1200만명 가까이가 확진되고, 54만명 가까이가 숨지면서 제2 또는 제3의 팬데믹이 우려돼서다.
6일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 바옌나오얼시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이 지역 목축민 1명이 림프절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아 조기 경보 4단계 중 2번째인 ‘비교적 심각(3급)’ 경보를 연말까지 발령했다.
흑사병은 쥐벼룩에 물려 세균에 감염된 들쥐·토끼 등 야생 설치류의 체액이나 혈액에 접촉하거나 벼룩에 물리면 전염될 수 있다. 사람 간에는 폐 흑사병 환자가 기침할 때 나오는 작은 침방울(비말) 등을 통해 전염이 가능하다.
앞서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속 연구진은 지난달 팬데믹 가능성이 있는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새로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G4’라고 명명된 바이러스는 신종인플루엔자(H1N1) 계통으로 돼지에 의해 옮겨지나 사람이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사람과 유사한 감염증상을 보이는 패럿을 이용한 바이러스 실험에서 신종 바이러스가 다른 바이러스보다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며, 전염성이 강하고, 인간 세포에서 자가복제됐다고 밝혔다. 바이러스가 변이과정을 거치면서 사람 간 전염이 용이해지면 팬데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일 이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어떠한 바이러스의 전파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빠른 속도로 재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 중국사무소는 지난해 12월 31일 우한에서 발생한 새로운 바이러스성 폐렴 사례를 처음 본부에 보고해 코로나19의 시작을 알렸다.
학계에서는 중국에서 전염병 발병이 가장 먼저 관측된다고 해서 중국을 해당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기원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견해가 나온다.
톰 제퍼슨 영국 옥스퍼드대 증거기반의학센터 선임연구원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많은 바이러스가 전 세계 곳곳에 활동을 중단한 상태로 있다가 여건이 유리해지면 창궐한다”고 전염원의 일반적 특성을 설명했다.
제퍼슨 연구원은 “이는 바이러스들이 생겨난 것처럼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1918년 서사모아제도에서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단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제퍼슨 연구원은 “30%가 스페인독감으로 사망했는데, 그들은 바깥 세계와 아무런 소통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사건을 설명할 수 있으려면 바이러스가 어디서 와서 어딘가로 가기보다는 항상 존재하고 인구밀도나 환경 상황 등 무엇인가로 인해 불이 붙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