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판매 급증…금리 함정 주의해야’

관세 여파에 소비자들 몰려…고금리 대출 사례 잇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발표 이후 중고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새 차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이 중고차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무심코 계약서에 서명했다가 고금리 대출의 덫에 걸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6일 WSB-TV에 따르면 애틀랜타에서 은퇴한 70세 데슬린 팬돌프 씨는 중고차를 구입했다가 큰 어려움에 빠졌다. 팬돌프 씨는 지난해 엔터프라이즈 중고차 매장에서 2021년형 닛산 로그 스포츠를 구입했지만, 구매 당시에는 월 납입금만 보고 계약을 결정했다. 목표는 “월 400달러 이하”였다. 문제는 그녀가 대출 이자율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차를 사고 나서야 팬돌프 씨는 자신의 대출 금리가 무려 24.999%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차량 가격은 2만 달러였지만, 결국 4만 달러 이상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팬돌프 씨는 “처음 금리를 보고 ‘오 마이 갓’이라고 외쳤다”고 털어놨다. 팬돌프 씨는 “차가 급하게 필요했지만 이자율까지 꼼꼼히 따져볼 여유가 없었다”며 현재는 스트레스로 외출조차 꺼려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팬돌프 씨처럼 무리하게 높은 이자를 부담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6주간 카팩스(Carfax) 자료에 따르면 중고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급증했으며, 중고차 평균 가격도 900달러 상승했다. 카팩스의 엠 응우옌은 “중고차 시장의 급등세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금융 준비 없이 딜러를 방문하는 것이 가장 큰 실수라고 지적한다. WSB-TV의 소비자 자문위원인 클락 하워드는 “신용 상태가 다소 불안정하더라도 크레딧 유니언(신용조합)에 가입해 대출을 준비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신용조합을 통한 대출이 딜러 대출보다 훨씬 낮은 이자율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엔터프라이즈 중고차 매장 측은 “대출 옵션은 제3자 금융기관이 결정하며, 당사는 신용조건에 추가 마진을 붙이지 않는다”면서 “이자율 24.99%를 초과하는 조건은 제시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팬돌프 씨처럼 최고 이자율을 적용받은 소비자들은 이미 차량 가치보다 높은 빚을 떠안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또 중고차 구매 전 반드시 독립된 정비업체에 차량 점검을 맡길 것을 조언하고 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차량이라도 숨겨진 문제로 수천 달러의 추가 수리비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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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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