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심장박동’ 낙태법 뒤집혀…임신 22주까지 낙태 허용

풀턴카운티 맥버니 판사, “여성의 신체적 결정 자유 보장해야”

켐프 주지사, “한 판사 신념일 뿐…끝까지 싸울 것” 상고 예고

조지아주의 초강력 낙태 금지법이 위헌 판결로 시행이 중지된다. ‘심장박동법’으로 알려진 이 법은 임신 6주 정도에 감지되는 태아의 심장 박동이 확인된 후에는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풀턴 카운티 고등법원의 로버트 맥버니 판사는 30일, 조지아주의 ‘심장박동법’을 뒤집는 판결을 내리면서 법이 시행되기 전으로 낙태 규제를 되돌려야 한다고 명령했다. 이에 따라 조지아주에서는 임신 22주 이내에 낙태가 가능하다.

맥버니 판사는 최종 판결문에서 “조지아주의 ‘자유’에 대한 상위 법원들의 해석을 검토한 결과, 자유는 여성이 자신의 신체에 대해 결정할 권리와 국가가 그녀의 건강 관리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거부할 권리를 포함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그 권리가 무한한 것은 아니다. 태아가 생존할 수 있는 시점이 되면, 즉 사회가 그 생명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을 때에만 사회가 개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이번 판결에 즉각 반발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또다시 조지아 주민들과 그들의 대표들의 의지가 한 판사의 개인적인 신념에 의해 뒤집혔다. 가장 취약한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의 신성한 책임 중 하나이며, 조지아주는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낙태 찬성 단체들은 이번 판결을 생식권리의 중요한 승리로 평가했다.

시스터송(SisterSong) 여성생식정의연대의 모니카 심슨 대표는 “오늘의 승리는 매우 중요한 한 걸음이며, 조지아에서 생식 정의를 이루는 데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진정한 정의는 앰버와 캔디가 지금도 우리 곁에 있는 것이겠지만, 우리는 그들의 생명이 헛되이 잃지 않도록 계속해서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낙태 금지법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앰버 니콜 서먼과 캔디 밀러, 두 흑인 여성의 죽음을 강조하고 있다. 판결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 법이 유색인종 커뮤니티에 불균형적으로 피해를 주었다고 주장한다.

지난 2019년 켐프 주지사는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심장박동’법에 서명했다. 이 법은 강간 및 근친상간의 경우 경찰 보고서가 제출될 시 예외를 두고 있다. 또, 임신부의 생명이 위태로울 경우나 태아가 생존 불가능한 심각한 의학적 상태일 때는 낙태가 허용된다.

그러나 연방 판사는 같은해 10월, 이 법이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에서 확립된 낙태권을 침해한다고 판결하고 시행을 차단했다. 하지만 2022년 6월, 연방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면서 이 법이 시행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해 11월 풀턴 고등법원이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다시 제동이 걸렸지만 2023년 10월 24일, 조지아주 대법원이 하급법원의 판결을 또다시 뒤집어 승인했다.

법무부는 이번 판결을 차단하고 6주 낙태 금지법을 다시 시행하기 위해 주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이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