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 1~8월 전세계 배터리 점유율 24.6%로 1위
삼성SDI 4위·SK이노 6위…코로나 불구 한국만 성장
LG화학이 올해 1~8월 전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에 가장 많은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4위와 6위를 기록하는 등 한국계 배터리 3사의 선전이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대부분의 배터리 업체들이 부진에 빠진 가운데 국내 3사는 배터리 공급량을 오히려 늘리는 등 선방하면서 점차 고성장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5일 SNE리서치는 지난 1~8월 전세계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 중 LG화학이 15.9기가와트(GWh)의 배터리를 공급해 전세계 배터리 업체 중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같은 통계에서 삼성SDI는 4.1GWh의 배터리를 공급해 전년 동기보다 한 계단 상승한 4위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2.7GWh로 세 계단 상승한 7위에 올랐다.
시장점유율 기준으로도 국내 3사 모두 지난해보다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1위를 기록한 LG화학의 올해 1~8월 배터리 사용량은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24.6%에 해당한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6.3%와 4.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국내 3사의 점유율을 모두 더하면 총 35.1%로, 지난해 같은 기간(16.2%)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국내 3사를 포함한 상위 6개 업체의 전세계 시장 점유율이 84.1%에 달하는 등 쏠림 현상을 보였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4.1%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최상위 업체들과 나머지 업체들의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상위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서 업계 전반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비주류 업체나 신생 업체가 새롭게 시장 입지를 구축해 나가는 게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계 배터리 업체들이 선전한 반면 일본계 및 중국계 업체들은 부진했다.
지난해 1~8월 시장점유율이 27.1%로 1위였던 중국의 CATL은 올해 24.0%로 다소 줄어들면서 2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23.3%로 2위였던 일본의 파나소닉도 19.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3위가 됐다.
중국·일본 업체들의 부진은 주요 시장인 중국·미국 시장이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전기차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올해 1~8월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64.7GWh로 전년 동기(71.8GWh) 대비 9.9% 감소했다. 반면 한국계 3사는 그 와중에도 공급량을 늘리면서 선전했다.
이는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모델들의 판매 증가에 따른 것이다. LG화학은 주로 테슬라 모델3(중국산), 르노 조에, 포르쉐 타이칸 등의 판매 호조가 배터리 사용량 성장세를 이끌었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포드 쿠가, BMW 330e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었으며, SK이노베이션은 기아 니로와 현대 포터2 일렉트릭, 소울 부스터의 판매 호조가 배경이었다.
8월 한 달만 놓고 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10.8GWh로 전년 동기(7.7GWh) 대비 41.3% 증가하면서 7월에 이어 2개월째 반등했다. 지난 6월 코로나19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20.3% 감소한 것과 반대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국내 3사가 꾸준히 선방하면서 이들이 점차 본격적인 고성장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시장 흐름을 지속적으로 면밀히 관찰하면서 기반 경쟁력 배양 및 성장 동력 점검 등을 적극 추진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