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파산’ 수혜자는 비트코인”…한주간 37% 급등

코인데스크 “은행 파산은 가상화폐와 무관…은행서 인출된 자금 유입”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이 미국 은행들의 잇따른 파산 사태로 수혜를 입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은행 파산 사태의 요인이 가상화폐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데다 은행에서 빠져나간 유동 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실제로 이 코인의 가격은 가상화폐 거래 은행인 실버게이트가 지난 8일 청산을 발표하면서 급락했다가 이틀 뒤인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벌어진 뒤에는 오히려 급등세를 보였다.

동부 기준 10일 오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약 2개월 만의 최저치인 1만9천579달러 선까지 떨어졌다가 다음날부터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 13일 2만4000달러 선으로 급등했고 17일 2만6천837원으로 마감했다. SVB 파산 사태가 금융권을 덮친 일주일간 비트코인 가격은 약 37% 상승한 것이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쉬지 않고 거래되기 때문에 주식 시장처럼 장 시작과 마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협정표준시(UTC)를 기준으로 시초가와 종가를 산정한다.

비트코인 가격은 18일 오후 2시 현재도 상승세를 보이며 2만73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이날 ‘비트코인이 미국 은행 위기의 확실한 승자’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이 같은 현상을 조명했다.

이 매체의 필자 조지 칼루디스는 “은행의 실패와 금리 인상을 둘러싼 담론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강하게 추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잇따라 파산했거나 붕괴 중인 은행들의 위기 요인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와 무관하다는 점이 비트코인 시세에 호재라고 풀이했다.

SVB의 경우 부실한 위기관리로 재무 상태가 허약해진 탓에 고전적인 뱅크런(대량 예금인출 사태)에 내몰렸을 뿐, 그밖에 다른 요인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은행 시스템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나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로 위기를 맞은 것이 아니라, 금리 인상의 여파로 균열을 보이는 것”이라며 “이런 담론은 결국 ‘은행이 파산하면 돈을 빼서 비트코인을 사라’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짚었다.

또 은행 붕괴 사태를 맞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폭이 종전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가상화폐 시장을 움직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고 칼루디스는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