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존 오스프 의원 때문에 유대계 분열?

유대인 권익단체 AIPAC, 오소프의 ‘미지근한 대응’ 비판

조지아주의 첫 유대계 연방 상원의원인 존 오소프(Jon Ossoff) 의원을 둘러싸고, 중동 전쟁을 계기로 유대계 유권자들 사이에서 지지가 갈리고 있다.

일부는 오소프의 신중한 대응을 옹호하는 반면, 다른 일부는 “침묵은 리더십의 부재”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미국 최대 유대계 권익옹호단체인 AIPAC(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은 최근 유대계 지지자들에게 “존 오소프는 우리 커뮤니티를 실망시켰다”는 제목의 이메일을 발송하며,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한 뒤 오소프가 거의 일주일간 아무 성명을 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IPAC 워싱턴 지부의 정치국장 대런 켄달은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AIPAC의 성명 이후 오소프 의원은 침묵을 깨고 중동 정세에 대한 이메일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일주일간, 갓 태어난 딸과 유대인 가정으로서의 일상을 누리는 동안, 이스라엘에서 방공호에 몸을 숨기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렸다”며 “나는 미국의 안보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으며, 최근 이스라엘의 방위 예산을 적극 지지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유대계 일각의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AJC에 따르면 조지아주 유일한 유대계 주의원인 에스터 패니치(Esther Panitch) 의원은 “존 오소프는 자신을 지지했던 유권자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다.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런 시기에 침묵은 곧 방치”라고 비판했다.

샌디스프링스의 랍비 조슈아 헬러는 “우리 공동체와 가족이 이스라엘에 있었기에 그 침묵은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소프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애틀랜타의 은퇴 변호사 래리 아우어바흐는 “AIPAC은 정치단체일 뿐 유대인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내가 아는 대부분의 유대계 인사들은 오소프 의원의 대응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랍비 마이클 로스바움은 “AIPAC이 유대인의 충성심이나 공동체 안전에 대해 의심을 제기하는 것은 참으로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오소프는 생명의 존엄성과 인권을 위해 늘 행동해온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 논란은 사실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오소프 의원이 이스라엘에 대한 일부 무기 판매를 제한하는 법안에 찬성한 이후 AIPAC은 그를 강하게 비난했고, 이후 무기 판매를 승인한 그의 입장이 AIPAC을 일시적으로 잠재웠다. 그러나 이번 갈등으로 양측의 긴장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이 문제가 2026년 오소프의 재선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화당 상원 후보로 출마한 존 킹 조지아 보험장관은 “오소프는 너무 조심스럽고 약하다”며 “국민은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패니치 의원은 “이스라엘 문제로 인한 불만이 곧 공화당 지지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해선 안 된다”며 “이 문제는 정치적 논쟁을 넘어 유대인의 존재 자체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미국 내에서 유대인은 거리에서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관저에서도 위협을 받고 있다”며 “유대인 관련 이슈가 중심에 있는 지금, 우리는 침묵이 아닌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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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기자
비무장지대를 찾은 오소프 의원/Jon Orsoff Off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