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사건 용의자, 버스타고 뉴욕으로 이동 범행
탄피에 보험업계 비판 메시지…계획적 범죄 의심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 브라이언 톰슨(50)을 미드타운 맨해튼에서 총격으로 살해(본보 기사)한 복면 용의자가 애틀랜타에서 뉴욕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당국은 4일 밤 이 정보를 폭스 뉴스에 공개하며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집중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애틀랜타에서 출발한 용의자는 11월 27일 항만청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 맨해튼의 한 호스텔로 이동했다.
용의자는 톰슨에게 총격을 가한 후 골목길에 이른바 ‘대포폰’을 버렸으며, 경찰은 이 휴대전화의 데이터와 지문을 분석 중이다. 또한, 인근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물병과 단백질 바 포장지도 DNA와 지문 분석을 위해 범죄연구소로 보내졌다.
수사관들에 따르면 현장에서 발견된 9mm 탄피에는 “부인(Deny)”, “방어(Defend)”, “증언(Depose)”이라는 단어가 마커로 적혀 있었다. 이는 보험 업계 비판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지연(Delay), 부인(Deny), 방어(Defend)”라는 문구와 유사하며, 보험사가 청구를 거부하고 소송으로 방어하는 방식을 풍자한 표현이다.
탄피와 함께 발견된 증거들을 조사한 경찰은 용의자가 사건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소음기가 장착된 총기를 사용한 것을 보아 전문적인 총기 훈련을 받은 경험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건 발생 전후 용의자의 움직임을 담은 감시카메라 영상에는 용의자가 브라이언 톰슨에게 접근해 총격을 가한 뒤 자전거를 이용해 도주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사건 전, 그는 스타벅스에서 물과 간식을 구매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복면을 쓴 용의자는 긴 겨울옷을 착용해 추운 날씨 속에서 눈에 띄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브라이언 톰슨의 부인 폴렛은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이 누군가로부터 위협을 받았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 위협이 보험 보상 문제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까지 살해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뉴욕 경찰은 이번 사건이 명백한 계획적 공격이라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드론, 헬리콥터, 수색견 등을 동원해 용의자를 추적 중이며, 수많은 시민들로부터 제보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