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155억원 한국정부 예산 “회원 자녀 친목행사 전락” 비판
한국 연합뉴스가 연일 특집 기사를 통해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의 운영 실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는 23일 월드옥타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인 ‘차세대 글로벌 창업 무역스쿨’이 실질적인 무역인 양성보다는 “공짜 관광”이나 “지회 자녀 친목 행사”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만 39세 이하의 재외동포 청년을 대상으로 한국 상품의 글로벌 수출 확대를 위해 운영돼 왔다. 애틀랜타와 미 동남부 지역에서도 매년 수십 명의 한인 청년들이 참가해 왔지만, “실제로 무역이나 창업에까지 이어진 사례는 극히 드물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드옥타는 산업통상자원부 예산을 기반으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재교부를 받아 전 세계 지회를 통해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국고 및 기타 공공기관 지원금만 해도 약 155억 원에 달했다.
한 참가자는 연합뉴스에 “한국에 가서 3~4일 정도 강연을 듣고, 나머지는 관광이나 교류 일정으로 채워진다. 유익한 경험이긴 했지만 실제 창업이나 무역으로 이어지기엔 너무 형식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더 큰 문제는 교육생 중 실제로 무역업에 종사하거나 기업을 창업한 사례가 매우 드물다는 점이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약 3만 명의 교육생이 배출됐지만, 정회원 자격을 갖춘 CEO급 무역인은 손에 꼽힐 정도다. 정회원 자격은 해외에서 실제 기업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에게만 주어진다.
이와 관련해 미주지역 한 지회장은 “모국방문 교육에 지회장이나 임원 자녀들이 대거 참여하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진짜 창업 의지가 있는 청년보다는 인맥 중심의 선발 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일부 지회에서는 참가자 수를 부풀리는 행태도 벌어졌다. 2021년 미국 뉴저지에서 열린 교육의 경우, 온라인 120명 참가를 공표했다가 실제 오프라인 참석자는 30명에 불과했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월드옥타는 “모든 국고사업은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정산보고서를 제출하며 코트라의 정기 검증을 받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사업 전반에 대한 구조적 개선 요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