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진료, 팬데믹 지나자 ‘퇴출 모드’

‘동일 지역 환자만 진료 가능’ 규정 잇달아 부활…환자 피해 우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맞물려 주목을 받은 원격진료가 ‘규제 부활’과 함께 잇달아 제한되는 분위기라고 NBC 뉴스가 19일 보도했다.

원격진료는 의사들의 ‘진료 반경’을 주별로 엄격히 구분하던 과거로 사실상 역행하면서 당장 환자들이 필요한 진료를 못 받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까지만 해도 미국 내 26개 주는 거주민들이 다른 지역에 있는 의사들로부터 원격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마저도 일부는 허용 방침을 철회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NBC는 원격의료에 대한 환자의 접근권이 ‘소리소문없이’ 쪼그라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격의료 서비스는 화상 연결 등을 통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이용자가 급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에 따르면 이 지역 병원의 팬데믹 이전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 형태를 통한 외래 진료 환자 비율은 전체의 2% 정도였다.

그러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시기에는 원격진료 비중이 60%까지 급증했다.

이후 코로나19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비율도 25%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브라이언 해셀펠드 존스홉킨스의대 교수는 “대부분 주가 팬데믹 이전의 면허 규정을 다시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 내에서 낙태법 금지 움직임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상당수 주는 낙태 관련 의료 상담을 하는 경우 반드시 의사와 환자가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도록 하는 등 원격진료 제한 지침도 마련했다.

원격진료로 인한 불법 약물 처방 등 부작용에 대한 견해도 있지만, 미국 의료계에서는 원격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재정적으로 혹은 의료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N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