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최악의 산불 여파로 미국 중서부가 이틀째 미세먼지에 뒤덮였다.
28일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디트로이트는 이날 환경보호청(EPA)이 측정하는 공기질지수(AQI)가 337까지 치솟았다.
0∼500 사이로 측정되는 이 지수는 숫자가 커질수록 공기질이 나쁘다는 점을 의미한다. 300이 넘으면 ‘위험’에 해당한다.
이틀째 산불 연기에 휩싸인 시카고는 고층 스카이라인과 미시간호가 뿌옇게 흐려져 잘 보이지 않았다.
브랜던 존슨 시카고 시장은 특히 어린이와 고령층, 심장 또는 폐 질환을 가진 취약층을 비롯한 주민들에게 가능하면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 만약 밖에 꼭 나가야 한다면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요청했다.
대기질 분석업체 아이큐에어(IQAIR)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전 세계 주요 도시 중 공기질이 나쁜 상위 5개 도시 중 3개(시카고, 디트로이트, 미니애폴리스)가 미국 중서부에 있다. 워싱턴DC도 8위로 ‘톱10’에 들었다.
현재 미국에서 공기질 경보가 발령된 주(州)는 모두 11개에 이른다고 미 국립기상청(NWS)은 밝혔다.
위스콘신주는 주 전체에 경보가 내려졌고, 미네소타주는 올해 들어 23번째 공기질 경보가 발령돼 벌써 연간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일리노이·인디애나·미시간·미네소타·위스콘신주 등 중서부뿐 아니라 워싱턴DC와 펜실베이니아, 뉴욕주 서부 등 동부 지역도 캐나다 산불 연기의 영향권에 들었다.
캐나다 산불의 영향으로 공기질이 나빠진 지역에 사는 미국인들은 약 8천700만 명에 이른다고 NBC방송이 보도했다.
캐나다에서는 487개 산불이 전역을 휩쓸고 있으며, 이 중 253개는 통제 불능 상황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이러한 산불 피해는 더운 여름 날씨가 본격화하면서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미네소타주 오염통제국의 대기질 전문가 데이비드 브라운은 NYT에 예년에는 캐나다 산불 시즌이 6월 초까지는 시작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더운 날씨가 다가오면서 산불은 더욱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