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최다 훈장 수여 K9 ‘허리케인’ 숨져

백악관 침입자 막아낸 경호국 영웅…폭행 당하고도 임무 완수

Whitehouse X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훈장을 받은 K9(군견) ‘허리케인’이 세상을 떠났다.

벨기에 말리노이즈종 군견 허리케인은 최근 1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2012년 연방 국토안보부(DHS) 산하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 긴급대응팀 전술견 부대에 합류했으며, 이후 수많은 공적을 세웠다.

특히 허리케인은 2014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당시 백악관 담장을 넘은 침입자 도미닉 아데사냐를 제압한 공로로 널리 알려졌다. 당시 허리케인과 또 다른 경호견 자르단(Jardan)은 침입자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심한 폭행을 당했지만, 끝까지 임무를 완수했다.

이 사건 이후 허리케인은 점차 고관절 문제를 겪게 되면서 조기 은퇴를 결정했다. 그러나 그의 용맹함과 헌신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허리케인은 미밀경호국 공로훈장(USS Award for Merit), 국토안보부 용기상(DHS Award for Valor), 영국 수의학 자선단체 PDSA 공로훈장(Order of Merit), 2016년 AMC 탑독(Top Dog) 상, 2022년 동물 전쟁 및 평화 훈장(Distinguished Service Medal) 등 수많은 영예를 안았다.

그의 업적은 기네스북에도 등재돼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훈장을 받은 K9’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허리케인이 은퇴한 지 6년 후, 그의 이름을 딴 비영리 단체가 설립됐다. 이 단체는 은퇴한 법 집행 및 군견에게 보조 수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여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비밀경호국 특별작전부의 리처드 맥컬리 부국장은 “허리케인은 첫 훈련부터 극도의 집중력과 훈련된 태도를 보여줬다”면서 “백악관 침입자는 다시는 개와 맞서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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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기자

백악관 뜰에서 은퇴 기념 사진을 찍는 허리케인/D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