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불로 유럽 여행하기’로 가이드북 혁명 일으켜
변호사서 여행 선구자로…”세상은 본질적으로 같아”
세계 여행 가이드의 선구자 아서 프롬머가 폐렴 합병증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19일 그의 딸 폴린에 따르면 프롬머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온히 생을 마감했다.
프롬머는 여행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이들에게 세상을 열어준 인물로, 배낭여행자, 학생, 해외 주둔 군인들까지 모두 그의 가이드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 ‘하루 5불로 유럽 여행하기’의 탄생
1957년, 프롬머는 유럽 여행 가이드북 ‘하루 5달러로 유럽 여행하기(Europe on $5 a Day)’를 출간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군 복무 중 해외에 있을 때 미군 동료들이 여행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며 가이드북을 만들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프롬머는 2017년 뉴스매거진 인사이드 에디션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동료들은 여행을 겁내고 있었습니다. 비용은 어떻게 감당할지, 어떤 통화를 사용할지, 밤에는 어디에서 머물지 등 여러 문제를 걱정했죠. 그래서 가이드북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하루 5달러로 유럽 여행하기’는 절약하면서도 모험을 즐기고 싶은 미국인들을 위해 실질적인 팁과 정보를 제공했다. 이후 그는 ‘하루 5달러로 멕시코 여행하기’, ‘하루 5달러로 뉴욕 여행하기’, ‘하루 10달러로 캐리비언 여행하기’ 등 다양한 여행 가이드를 연이어 출간하며 명성을 쌓았다.
◇ 여행의 민주화를 향한 열정
프롬머는 변호사라는 안정된 직업을 내려놓고, 모든 소득 계층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데 평생을 바쳤다. 비록 ‘하루 5달러’로 여행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시대가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합리적인 가격으로 깨끗한 숙소와 맛있는 음식을 찾는 데 집중했다.
생전에 그는 “여행은 나에게 세상이 얼마나 본질적으로 비슷한지를 가르쳐줬습니다. 의상, 언어, 정치적·종교적 신념이 아무리 달라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결국 같은 욕구와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목표를 갈망합니다”라고 말했다.
◇ 딸에게 이어진 여행 가이드의 유산
오늘날 프롬머 브랜드는 그의 딸 폴린이 이끌고 있다. 폴린은 아버지의 업적을 이어받아 여행의 접근성을 넓히는 데 힘쓰고 있다.
아서 프롬머는 그의 열정과 업적으로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그가 남긴 가이드북은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여는 열쇠가 되었다.
이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