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도용됐습니다” 사기 극성

출입국 사칭 보이스피싱 주의보…재외국민 타깃 급증

“법무부입니다. 귀하의 여권이 도용되었거나 무효화되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1번’을 눌러 상담원과 연결하십시오.”

최근 미국을 비롯한 해외 거주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관서의 전화번호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애틀랜타 총영사관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출입국관리소’ 대표 전화번호로 걸려온 자동 음성에 응답한 후, 상담원으로 연결되면서 “현재 여권 도용으로 불법체류 상태가 됐다”는 안내를 받고, 이를 해결하려면 개인정보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는다.

이는 기존의 재외공관 사칭 피싱에서 정부 기관 사칭 방식으로 진화된 유형으로, 전화 발신지의 번호를 위조해 실제 공공기관에서 걸려온 것처럼 가장하는 고도화된 수법이다.

총영사관은 “대한민국 정부 기관은 어떤 경우에도 전화, 문자, 이메일 등을 통해 개인정보나 금전 송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의심이 들면 즉시 전화를 끊고 무시하라”고 경고했다.

당국에 따르면 피해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ARS 자동 응답도 사실상 조작된 것이다. ARS는 본래 민원인이 해당 기관에 직접 전화했을 때에만 작동하는 시스템이어서 수신자에게는 발신기관의 음성안내가 나가지 않는다. 이는 피싱의 주요 사기수법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총영사관은 향후 다른 정부 부처 전화번호를 도용한 유사 범죄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특히 미국 내 이민국, 경찰서 번호를 사칭하는 보이스피싱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문의 및 피해신고

▷애틀랜타총영사관 404-522-1611~3 (대표), 470-880-1986 (사건사고 전용)

▷외교부 영사콜센터(서울 24시간)  82-2-3210-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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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연 기자
대한민국의 차세대 전자여권 [문화체육관광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