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으로는 처음 미국 연방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42·민주·뉴저지)은 1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발표한 차기 행정부 외교·안보 라인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김 의원은 워싱턴 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미주한인위원회(CKA) 연례 갈라 행사에서 연설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집권 2기 외교·안보 라인 인선에 대한 평가를 묻자 “(내년 1월 상원의원 취임 후) 인준 투표를 해야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면서도 “지명된 일부 인사는 우려스럽다”고 답했다.
그는 특정 인사를 거명하지 않은 채 “연합(뜻이 맞는 국가들간의 연합체)과 동맹을 존중하지 않고, 한미관계에 대해 응당 해야 할 존중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우려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이 계속 이야기하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이 ‘미국 유일주의'(America Only)를 의미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동맹에 등을 돌리는 것을 의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향후 상원의원으로서의 포부에 대해 “나는 미국과 한국의 관계를 강화하도록 시도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뉴저지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미국에서 한인이 연방 상원에 진출하게 된 것은 김 의원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장을 가득 채운 수백명의 재미 한인들은 120년에 이르는 미주 한인 이민사의 새 역사를 쓴 김 의원의 당선을 한마음으로 축하하고 기뻐했다.
뜨거운 환호 속에 연단에 선 김 의원은 자신이 상원의원직 도전을 결단했을 때 누군가가 자신에게 ‘당신은 뉴저지주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이기기 어려운 소수자’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를 닮은 사람(한인 및 아시아계)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으며, 한국계 미국인일뿐 아니라 한 사람의 미국인”이라고 밝힌 뒤 “이것은 꽤나 근본적인 문제”라며 미국 사회와 정계에 아직까지 남아있는 인종적 편견의 존재를 거론했다.
이어 김 의원은 “다음 10년은 미국 정치에서 한국계와 아시아계에게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10년이 될 것으로 믿는다”며 “한국계 미국인의 이야기를 계속 써내려가기 위해 싸우고, 우리의 가능성과 우리가 이룰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된 데이브 민(48) 당선인도 참석했다.
연사로 나선 조현동 주미대사는 김 의원과 민 당선인을 거론하면서 내년 1월 개원할 119대 미국 연방 의회에서 한국계 상원의원 1명과 최소 3명의 한국계 하원의원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조 대사는 “이처럼 많은 한국계 미국인 의원의 존재는 앞으로 다가올 수년 동안 한미관계 증진에 관해 진정한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