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캡카운티선 최루탄 사용…스와니-애틀랜타는 평화집회 유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항의하는 대규모 전국 시위가 14일 미국 전역에서 벌어진 가운데, 메트로 애틀랜타 일대도 시위의 중심 무대가 됐다.
이날 조지아에서는 애틀랜타 다운타운, 디캡카운티, 스와니, 디케이터, 메이컨, 사바나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회가 열렸다. 대부분의 집회는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디캡카운티에서는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시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79세 생일과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퍼레이드가 열린 같은 날 전국 50개 주에서 ‘No Kings(왕은 없다)’라는 슬로건 아래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됐다.
주최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이민 정책과 민주주의 훼손을 규탄하며 “미국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 애틀랜타 도심 1만여 명 운집…질서 속 시민 참여
애틀랜타 도심의 리버티 플라자와 17번가 육교에서 열린 두 차례 집회에는 총 1만여 명이 참여했다. 주최 측은 사전에 배치한 1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의료진, 안전 요원 등을 통해 행진 질서를 유지했으며, 경찰은 시위대와 충돌 없이 상황을 관리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빗속에서도 자리를 지켰으며, 피켓에는 ‘헌법을 지켜라’, ‘트럼프 반대’, ‘독재 반대’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시위에 참석한 시민 메리 엘렌 버군(68)은 “아버지께서 항상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라 가르치셨다”며 “역사를 보면, 너무 늦게 움직이면 너무 많은 것을 잃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 시몬 미첼(66)은 “우리의 미국을 위해, 우리 아이들을 위해 이민자들도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 디캡카운티서는 긴장 고조…최루탄과 체포 발생
가장 큰 충돌은 디캡카운티 노스크레스트-샘블리터커 로드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정오부터 약 200여 명이 모인 이민세관단속국(ICE) 항의 집회는 오후 2시경 경찰과 충돌하며 긴장이 고조됐다. 시위대가 도로 점거를 시도하자 경찰은 최루탄을 사용해 해산에 나섰고, 적어도 8명이 체포됐다. 현장에는 경찰 특공대와 조지아주 경찰 병력이 배치돼 시위대를 통제했다.
행사를 주도한 ‘사회주의와 해방을 위한 정당(PSL)’ 소속 활동가 제니 케네디는 “이민자 가족을 분열시키는 ICE 급습에 항의하고 연대하기 위해 모였다”며 “비폭력 평화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고 밝혔다.
◇ 스와니·디케이터·메이컨 등 지역 시위도 활발
같은 날 스와니에서는 민주당 소속 나빌라 이슬람 주상원의원이 연설에 나서 “우리는 두려움에 굴하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외쳤다. 스와니 시위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인들도 참여했다.
가족 단위 시위가 열린 디케이터 스퀘어에서는 아이들과 함께한 부모들이 “이민은 범죄가 아니다”라는 문구를 담은 팻말을 흔들었다. 메이컨과 애선스, 사바나 등지에서도 1000여 명 이상이 모인 가운데 별다른 충돌 없이 시위가 이어졌다.
◇ 주정부 “폭력은 용납 안 돼”…주방위군 대기령도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사전 성명을 통해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공공질서를 해치는 범죄 행위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으며, 조지아주경찰(GSP)도 주요 도심과 고속도로에 병력을 증원 배치했다.
한편 일부 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시로 미 해병대와 주방위군을 동원해 대규모 시위 사전 차단에 나섰으며, 미주리·텍사스·플로리다 등은 이미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