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한인회, 이사회는 존재하나?”

이경성씨 “이미 사퇴” 주장…신문광고에는 여전히 이사장

이사회 열리는지도 의문…비대위 “정통성, 우리에게 있어”

애틀랜타 한인회 재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백규)가 최근 조지아 주정부 사이트에 등록된 한인회 법인의 관리자 명의를 변경한 사실과 관련, 지난 28일 둘루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비대위는 이날 “한인회장의 자격이 없는 이홍기씨가 한인회관을 마음대로 매각하거나 담보로 활용할 우려가 있어서 명의를 변경했다”면서 “이씨는 갑자기 건물 등기부등본(deed)을 열람한 이유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애틀랜타중앙일보에 따르면 이홍기씨는 디드를 열람한 이유에 대해 “지난해 한인회관에서 시위를 하는 김백규 위원장 때문에 경찰을 불렀을 때 김 위원장이 ‘디드에 내 이름이 있다’고 말해 이를 확인하려고 열람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28일 김 위원장 등 비대위 인사들이 시위를 하자 경찰을 불러 이들을 한인회관에서 강제로 내보냈다.

비대위는 이날 “지난해 8월 17일 임시총회를 통해 이홍기씨를 퇴출했고, 이후 한인 436명의 이홍기 탄핵 서명을 받았다”면서 “현재 한인회의 정통성은 비대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특히 “탄핵 추진을 위해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더니 이경성 이사장이 ‘나는 이미 사퇴했다’며 이를 거부했다”면서 “하지만 이경성씨는 올해 한인회 광고에 버젓이 한인회 이사장이라고 소개돼 있다”고 의문을 제시했다.

이어 “부이사장도 사퇴한지 오래 됐고, 이사진도 누구인지 모르는데 과연 이사회가 존재하는지 의문”이라며 한인회가 이사회도 존재하지 않는 불법 단체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비대위와 이홍기씨의 갈등이 1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애틀랜타 한인사회 주요 행사와 대외 행사(특히 4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WKBC)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한편 지난 1일 애틀랜타한인회관에서 이홍기씨 주도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유진철 전 동남부한인회연합회장은 “한인회장을 억지로 내몰려는 세력을 모조리 처단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비대위 측은 “한인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주요 행사에서 배제되고 있고, 3·1절 기념식 등 주요 행사도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다”면서 “한인사회 원로들도 이홍기씨의 사퇴를 종용하고 있는데도 끝까지 물러나지 않는다면 사법적 조치와 함께 한인회관 보호를 위해 계속 움직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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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연 기자
김백규 위원장(가운데) 이 한인회 법인 명의 변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