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연방 상·하원 의원 선거서 트럼프 지지 후보 패배

상원 의원에 트럼프 탄핵 찬성한 공화당 현직…하원 의원은 민주당

머카우스키 美 알래스카 연방 상원의원
머카우스키 알래스카 연방 상원의원 

독특한 투표 방식 때문에 지난 8일 치른 중간선거 개표가 마무리되기까지 보름 넘게 시간이 걸린 알래스카주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원한 후보들이 패배했다.

24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 리사 머카우스키 연방상원 의원과 민주당 매리 펠톨라 연방하원 의원이 각각 재선에 성공했다.

상원 선거에서 머카우스키 의원이 53.7%를 득표해 46.3%를 가져간 같은 당 켈리 티시바카 후보를 제쳤다.

그는 작년 1월 연방의사당 난입 이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사임을 가장 먼저 촉구한 공화당 상원의원이었으며 이후 트럼프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머카우스키를 “민주당보다 나쁘다”고 비난했으며, 그를 상원에서 내쫓으려고 티시바카 후보를 지지했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인 머카우스키 의원과 민주당인 펠톨라 의원은 서로 지지를 선언해 주목받았다.

알래스카의 첫 원주민 출신 의원인 펠톨라 하원의원은 공화당 소속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와 닉 베기치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

득표율은 펠톨라 55%, 페일린 45%였다.

2008년 대선 때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페일린 전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다.

외신은 알래스카의 선거 결과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또 다른 타격이 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킹메이커’를 자처하며 공화당 내 영향력을 확대하려 했으나 그가 지지한 후보 다수가 지면서 책임론에 직면했다.

알래스카는 유권자가 선거에서 1명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최대 4명의 후보를 선호도에 따라 순위를 매긴다.

1순위 표 기준으로 절반(50%)을 넘긴 후보가 있으면 바로 승자를 선언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최하위 후보를 제거한 뒤 이 후보에게 1순위 표를 준 유권자의 2순위 표를 다른 후보들에게 합산한다.

한 명이 과반 표를 얻을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