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기업인들, “차별과의 싸움”에 거액 후원

야후 창업자·알리바바 부회장·시타델 CEO 등 1억2500만불 기부

다니엘 대 김·콘돌리자 라이스·김용·제러미 린 등 자문위원 임명

미국내 아시아계 혐오와 폭력이 증가하는 가운데,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AAPI) 커뮤니티를 지원하기 위한 아시아계 지원재단(TAAF·The Asian American Foundation)이 3일 설립됐다.

재단 창립자문위원에는 아프리카계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 중국계 농구선수 제레미 린, 한국계 김용(Jim Kim) 전 세계은행 총재 등 영향력 있는 각계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으며, 아시아계 기업인을 주축으로 한 재계 후원금 1억2500만 달러(약 1400억 원)를 모금했다.

재단은 향후 5년간 재원을 집중, AAPI의 권리와 대표성 개선을 위해 미국 사회 전반에서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TAAF재단은 이날 이 같은 취지로 설립 사실을 발표했다.

아울러 ‘AAPI 기빙 챌린지’를 시작, 더 많은 동참과 재원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도 밝혔다. 특히 △증오 방지 장기 해결책 마련 △데이터 조사 △정규 역사교육 및 미디어·예술·영화를 통한 교육 등 세 가지 시급한 분야에 노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외신들은 특히 재단 자문위와 아시아계 기업인을 주축으로 한 기부자들의 화려한 면면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공동대표인 한국계 조셉 배, 헤지펀드 히말라야 캐피탈의 설립자 리루 회장, 중국 알리바바 부회장 조지프 차이, 야후 공동창업자 제리 양, 펑자오 시타델 최고경영자 등이 1억2500만 달러를 낸 기부자 그룹에 속한다고 소개했다.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 대한 단일 규모 지원금으로는 사상 최대 액수다.

또 월마트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 포드 재단, 미국 농구협회 등의 단체가 추가로 1억2500만 달러를 지원했다고도 했다.

재단 자문위에는 인드라 누이 펩시코 전 회장, 메릴랜드 주지사 래리 호건의 부인인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 언론인 파리드 자카리아, 배우 대니얼 대 킴(김대현)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최근 코로나19 확산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이 급증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캘리포니아주립대 증오·극단주의연구소 조사 결과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범죄는 지난 1년 동안 1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시의 경우 이 수치는 223%도 거의 곱절에 달한다.

인도계 경제학자 출신으로 오바마 정부 재무부 근무와 골드만삭스 부사장을 두루 거친 소널 샤(Sonal Shah) TAAF 재단 회장은 “아시아계 등(AAPI)은 미국 역사와 문화의 일부이고, 이제 우리의 이야기가 미국의 이야기와 동의어가 될 때가 됐다”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혐오와 폭력에 맞서 아시아계 등(AAPI)을 위한 힘을 강화하고자 한다. AAPI 커뮤니티가 미국에서 더 나은 지지와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시스템적 변화를 촉발하고 미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계 미국인 지원 재단(TAAF) 이사회 명단에 한국계 조셉 배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공동대표, 중국계 리루 히말라야 캐피탈 회장 등의 모습이 보인다. TAAF 홈페이지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