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시가 지난 17일 공식 해고한 애드리안 디아즈 전 시애틀 경찰국장의 불륜 상대는 시애틀지역 TV 앵커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애틀타임스 등 언론은 디아즈 전 국장의 불륜 상대는 폭스13 앵커였던 제이미 톰킨스라고 보도했다. 디아즈 국장과 톰킨스가 연인사이라는 이야기는 지난 2022년부터 불거져 나왔다.
특히 디아즈 국장은 톰킨스와 연인 관계라는 것을 지인들에게 알렸으며 그녀의 반나체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이번 사건은 톰킨스가 디아즈에게 보낸 연애 편지가 발단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브루스 해럴 시애틀 시장은 디아즈 국장을 해임하며, 40페이지 분량의 감찰 보고서를 시의회에 제출했다. 보고서에는 디아즈 국장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관계를 숨기며 부적절한 방식으로 직원을 고위직에 임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건의 발단은 ‘디즈니 영화 같은 연애편지’였다. 디아즈 국장이 사용하던 공용 차량에서 발견된 한 통의 편지가 사건의 중심이 되었다.
손글씨로 씌여진 이 편지에는 “당신은 나를 깨웠어요. 마치 디즈니 영화 속 왕자처럼요. 당신의 키스를 항상 느끼길 원해요.”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편지는 디아즈 국장의 이니셜인 ‘AZD’가 적혀 있었다. 시애틀시장은 “이 편지가 디아즈 국장이 연인 관계를 부인하며 거짓말을 했다는 증거였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디아즈 전 국장은 전직 FOX 13 뉴스 앵커인 제이미 톰킨스를 경찰국의 최고위직 중 하나인 비서실장 직위에 임명했다. 이 직위는 당시 존재하지 않았으며, 정식 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디아즈 국장은 톰킨스의 배경 조사도 생략했으며, 이는 경찰국 내부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사례로 지적되었다.
디아즈 국장은 자신이 연인 관계를 가진 적이 없으며, 톰킨스가 자신의 동성애 사실을 공개하는 데 심리적 지지를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편지는 농담이거나 나를 모함하기 위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디아즈는 올해 6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개하며, 시장과 부시장이 자신의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해임했다고 주장하며 1000만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디아즈의 해임 결정에는 경찰국 내 여성 직원들 사이에서 제기된 불만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네 명의 여성 직원이 성차별과 성희롱을 이유로 시애틀 시를 상대로 500만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하며, 디아즈 국장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켰다.
브루스 해럴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치는 철저한 조사와 윤리적 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디아즈 해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디아즈는 해임 이후 시장과 관계가 악화되었으며, 새로운 경찰국장을 임명하는 과정이 시작되었다. 현재 위스콘신 매디슨 경찰국장 숀 반스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시애틀 경찰국의 윤리적 기준과 투명성 문제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언론은 지적하고 있다.
본보 제휴사 시애틀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