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요금이 1억원”…결국 시민이 이겼다

애틀랜타시 부당한 수도요금 판결: “8만1000달러 청구서 무효”

애틀랜타의 한 부동산 소유주가 8만1000달러(한화 1억1500만원)의 천문학적 수도 요금을 놓고 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도 요금 청구는 무효”라며 소유주의 손을 들어줬다.

애틀랜타시에 거주하는 주민 게일 맵(Gail Mapp)은 사용하지 않는 노후된 건물에서 물이 전혀 공급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월 13달러였던 요금이 갑자기 수만 달러로 치솟자 애틀랜타 수도관리국(Department of Watershed Management)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0월 열린 법정에서 맵의 변호사 모니카 오웬스(Monica Owens)는 “이 정도의 물 사용량이라면 건물이 가라앉아야 하며, 거리까지 물이 넘쳐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맵은 직접 고용한 배관공들과 시의 점검관이 모두 누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수도 관리국은 요금 청구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며 납부를 요구했다.

풀턴카운티 고등법원 에밀리 리처드슨(Emily Richardson) 판사는 시의 수도 계측 장비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수도 계량기는 요금이 폭등한 기간에만 2차례 교체되었으며, 계량기 교체 직후 요금은 다시 정상 수준인 13달러로 돌아갔다.

리처드슨 판사는 판결문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도 요금은 무효”라며 “청구를 조정하지 않은 수도관리국의 결정은 어떤 증거로도 뒷받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항소위원회의 결정은 “오류였다”고 단언했다.

수도관리국 항소위원회는 누수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수백만 갤런의 물을 몰래 훔쳤을 가능성”이나 “깊숙한 지하 누수” 등을 추측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맵은 이번 승소로 약 2년간의 불안을 끝내고 “이제야 억울함이 풀렸다”며 수도 계량기의 문제를 지적했다.

지역 언론들은  수개월 동안 애틀랜타 시청과 수도관리국에 입장을 요청했지만 시 측은 “소송이 진행 중이라 언급할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번 판결에 대한 시의 항소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는 것으로 알려다.

현재 맵과 비슷한 사례를 겪고 있는 또 다른 주민도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사건은 애틀랜타 시의 수도 요금 시스템과 계량기 정확성에 대한 더 큰 논의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이승은 기자

문제의 수도 계량기/Fox 5 Atlan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