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형 뒤집은 대법원 판결… 아동 음란물 혐의로 복역은 마쳐”
2014년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던 ‘차 안 방치 아동 사망 사건’의 당사자 저스틴 로스 해리스(Ross Harris)가 지난달 16일 공식 석방됐다. 당시 22개월 된 아들 쿠퍼 해리스를 차량에 7시간 넘게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던 그는, 결국 일부 혐의가 뒤집히며 형을 마치고 풀려났다.
◇ 차 안에서 숨진 두 살 아들… “깜빡했다”
해리스는 2014년 6월 18일, 아들을 데이케어에 데려다주는 것을 잊고 회사에 출근했다. 그는 홈디포에서 웹 개발자로 일했고, 근무지 주차장에 주차한 차량 뒷좌석에서 아들이 7시간 넘게 방치돼 숨졌다. 당시 기온은 섭씨 31도(화씨 88도) 이상까지 치솟았다.
2016년 11월, 해리스는 아들 쿠퍼의 죽음과 관련해 총 8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 사건은 단순한 과실 사건이 아니었다. 재판에서는 해리스가 수차례 혼외 관계를 맺었고, 미성년자와의 부적절한 메시지 주고받기, 성적 대화 등이 폭로됐다.
이런 사생활이 재판에 포함되며 배심원들의 감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제기되었고, 해리스 측은 2022년 “주요 혐의 입증과는 무관한 과도한 사생활 공개로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했다”며 항소에 나섰다.
◇ 대법원 “부적절한 증거 제출”… 살인 혐의 뒤집혀
조지아 주 대법원은 해리스가 받은 아동 살해 및 학대 관련 유죄 판결을 2022년 뒤집었다. 판결문에서는 “배심원단이 지나치게 많은 부적절한 증거를 보게 되었고, 이는 공정한 재판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살인 및 아동 학대 혐의는 무효화됐다.
다만 그 외 남은 혐의인 ‘아동 성착취 시도’ 및 ‘미성년자에게 유해 자료 배포’ 등의 죄목에 대해서는 유죄가 유지되었고, 이에 대한 형기는 10년이었다.
◇ 검찰 “재판 재개 않겠다”… 2024년 조기 석방
해리스는 이후 매콘 주립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2024년 조기 석방됐다. 그는 이후 컴퓨터 음란물 혐의 잔여 형기 이행을 위해 콥카운티 교도소로 이감되었으며, 2025년 6월 16일 공식 석방됐다.
콥카운티 검찰은 “고심 끝에 남은 혐의에 대해 재재판은 하지 않기로 했다”며, “쿠퍼의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 전국적 관심 끌었던 사건, 여전히 논란
해리스 사건은 단순한 비극을 넘어 미국 사회에 ‘차량 내 아동 방치’에 대한 경각심을 크게 일으킨 사건이다. 당시 부모의 무관심과 이중생활, 그리고 법적 공방이 뒤엉켜 언론과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해리스는 이제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쿠퍼의 죽음은 여전히 미국 사회에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